아소 다로 “대만 다음은 오키나와… 일본, 이제 스스로 방어할 힘 가져야”‘전수방위’ 고수해 오던 일본, 3년 전 안보법 제정으로 집단자위권 가능
  •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IMFC 총회에서 김동연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 겸 부총리와 악수를 나누는 아소 다로 일본 재무성 장관 겸 부총리.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IMFC 총회에서 김동연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 겸 부총리와 악수를 나누는 아소 다로 일본 재무성 장관 겸 부총리.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가 지난 5일 한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일본은 집단자위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말이다. 일본은 2016년 3월 새로운 안보법을 제정하면서 ‘집단자위권’ 행사가 가능해졌다.

    아소 다로 “중국이 대만 침공하면 다음은 오키나와…집단자위권 발동해야”

    산케이 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도쿄에서 열린 한 자민당 의원의 정치자금 모금파티에서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에는 집단자위권 행사를 가능하게 만드는 ‘국가존립 위기사태’로 간주해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앞세워 “국가 내부 문제”라며 대만을 침공·점령한 다음 거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대만에서 유사사태가 발생하면 (일본의) 존립 위기와 관련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아소 부총리는 “대만은 일차적으로 미국이 방어해 주겠지만, 대만이 함락되면 (중국의) 다음 목표는 오키나와가 될 것”이라며 “일본은 이제 스스로를 방어할 힘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대만 방어에 일본도 미국과 함께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 “그 어떤 나라도 대만 문제 개입하는 것 용납 못 해”

    아소 부총리의 말이 전해진 6일, 중국 외교부는 강력히 반발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의 발언은 매우 잘못되고 위험한 것”이라며 “중국은 그의 주장에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명하고, 일본 정부에 엄정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자오 대변인은 이어 “일본은 제국주의 시절 중국을 침략했었지만 오늘날 중국은 그때와는 한참 다르다”면서 “중국은 그 어떤 나라도 대만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아소 부총리는) 주권을 지키고자 하는 중국 인민들의 확고한 결심과 막강한 능력을 만만하게 보지 말라”고 위협했다.

    일본, 2016년 3월 집단자위권 행사 가능토록 법 개정

    ‘집단자위권’은 유엔헌장 제51조에서 규정한 ‘동맹국을 지키기 위한 무력사용’이다. 즉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한미상호방위조약처럼 동맹국이 공격을 당하면 적극적으로 무력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유엔 회원국은 모두 집단자위권은 물론 교전권(전쟁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지만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은 그렇지 않다.

    일본은 2차 대전 패전국이 된 뒤 헌법을 제정하면서 보통국가와 같은 무력 사용은 영원히 포기하겠다고 맹세했다. 그 결과 일본 헌법 제9조에는 “국제 평화를 위해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하고, 국가의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군사력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기게 됐다. 일본은 이에 따라 “먼저 공격 받은 게 아니면 공격하지 않는다”는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을 지켜왔다. 그러나 아베 신조 총리 시절인 2016년 3월 국회에서 새 안보법을 제정하면서 집단자위권 행사가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