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용 지원신청서 단독입수… 미술지 광고료 300만원, 포털 배너광고 165만원 포함6월18일 발표인데 "6월10~20일 대관" 일정 명기… 김승수 의원 "결과 알고 있었나?"
  • ▲ 문준용 씨 ⓒ페이스북
    ▲ 문준용 씨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가 최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지원사업에 선정된 것과 관련, 문씨와 국민의힘 배현진 최고위원이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전날 배 최고위원이 사업 심사 과정에서 대면 인터뷰가  있었던 사실을 공개하며 심사가 공정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문씨는 21일 오후 페이스북에 "배 의원이라면 대통령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나를 뽑겠나. 실력이 없는데도"라고 반문하면서 "반대로 의원님 같은 분은 제가 실력이 있어도 떨어뜨릴 것 같은데, 기분 나쁘시냐. 답변 바란다"고 비꼬았다.

    "내가 얼굴을 보여주니 심사위원들이 알아서 뽑았다는 것 아닌가"라고 개탄한 문씨는 "그럼 내가 마스크 벗고 무단횡단하면 경찰관들이 피해 가겠나"라고 응수했다. 이어 "(배 최고위원의 의혹 제기는) 공정한 심사를 위해 며칠씩이나 고생한 분들을 욕보이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배 최고위원은 22일 이번 논란과 관련해 문씨를 올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예고했다. 

    배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 세금으로 지원금을 주는 일은 뉘 집 자녀 용돈 주듯 마음 편하고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지원자 선정 과정이 부실해서도 안 되고, 복마전으로 쌈짓돈 나눠 먹기가 되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고작 몇 분짜리 면접 영상도 남기지 않았다고 문예원이 주장하는데, 이런 것을 확인해야 할 예산 감사 역할이 국회에 있다”고 전제한 배 최고위원은 “심사받은 분들, 심사 관여한 분들 국감장으로 모시겠다”고 덧붙였다.

    배 최고위원은 “탈락자들도 모셔볼 생각”이라며 “특별히 최고액을 지원받은 대통령 아들께서도 ‘응답할 의견이 있으면 하겠다’ 고 밝히셨던데, 모두에게 공정했는지 국감장에서 말씀하실 기회 넉넉히 드리겠다”고 언급했다.

    배 최고위원은 이어 “준용 씨도 해외여행 가거나 바쁘다 마시고 미리 스케줄 정리해서 꼭 증인 출석해 주실 걸로 믿는다”며 “준비 잘하고 있겠다”고 적었다.

    배 최고위원의 반격에 문씨는 이날 오후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재반격했다.

    "저런, 말이 안통하네요. 대통령 아들이란, 경찰도 잘못 있으면 언제든지 잡고, 국회의원은 기분 나쁘면 언제든지 국감에 부를 수 있는 국민 중 한 사람일 뿐. 저를 포함해 이런 일을 하는 분들은 신성한 국감에 이미 매년 시달리고 있고, 올바로 일하려 한다"고 다짐한 문씨는 "그러든 말든 국회의원이 아무 근거 없이 저를 국감에 불러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저에게는 특혜가 있을 수 없다는 방증"이라고 응수했다.

    문준용, 지원사업 선정 전 전시공간 대관 의혹
  • ▲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 ⓒ뉴시스
    ▲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 ⓒ뉴시스
    문씨가 이번 지원사업 선정 결과가 나오기 전에 작품을 전시할 공간을 미리 대관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이날 “(문씨가) 지원사업 선정자 최종 발표 전에 미리 프로젝트를 전시할 장소를 대관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본지가 입수한 문씨의 지원신청서에 따르면, 문씨는 이번 프로젝트의 결과를 전시할 장소를 인천 서구 가좌동의 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지정했으며, 6월10~20일 추진 일정을 '프로젝트 일정 계획 및 대관'이라고 명시한 신청서를 지난 4월18일 제출했다. 

    6월18일이 사업 선정자 발표일인데 문씨는 미리 선정 결과를 알았던 것 아니냐는 것이 김 의원의 생각이다.

    작품 홍보비까지 국가 세금으로 지원받았다
  • ▲ 지난 4월 예술과기술융합지원 사업에 제출한 문준용씨 지원신청서 일부.
    ▲ 지난 4월 예술과기술융합지원 사업에 제출한 문준용씨 지원신청서 일부.
    문씨는 또 자신의 작품을 홍보하겠다며 월간 미술잡지 지면광고(300만원)와 미술포털 배너광고(165만원) 등의 예산도 이번 지원금에 포함해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번 문준용 씨가 선정된 '문체부 예술창작 지원사업'은 2017년 발표한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5개년계획에 따라 추진된 사업"이라며 "시각예술·공연예술 창작 육성사업은 감액됐는데 유독 문씨가 지원한 '예술과 기술 융합 지원사업'만 2.88배가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해당 사업에 쓰인 지난해 집행액은 16억4700만원이었고, 올해 해당 사업 예산은 47억5000만원으로 늘었다.

    김 의원은 "문씨가 선정된 '예술과 기술 융합 지원사업'의 심사기준도 지난해와 비교할 때 객관성이 떨어진다"며 "지난해 적용된 실현가능성(20%), 예산 집행 계획의 구체성(10%) 항목은 삭제됐고, 대신 파급력과 수행역량(30%) 항목을 넣었는데, 이는 극히 주관적인 평가기준"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29일 열리는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이번 사업을 주관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계자를 상대로 이번에 제기된 문씨 관련 의혹을 파헤치겠다고 벼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