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이어 얀센도 혈전 논란… 화이자·모더나 등 대안 부족, 코로나 장기화 우려미국 대형 슈퍼-약국서도 무료 백신… 영국, 야외영업 허용 "6월 완전 정상화"미국 영국 이스라엘 싱가포르… "코로나 극복" 잇달아 선언하는데 우리만 뒷짐
  • ▲ 지난 2월 9일 자영업자들이 영업시간 제한을 해제해달라는 요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 ⓒ권창회 기자
    ▲ 지난 2월 9일 자영업자들이 영업시간 제한을 해제해달라는 요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 ⓒ권창회 기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이어 존슨앤드존슨사의 얀센 백신마저 혈전 논란이 불거짐에 따라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면역 생성으로 가기가 더 어렵게 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내 얀센 백신 접종자 680만 명 중 6명에게서 '드물지만 심각한'(rare and severe) 형태의 혈전증이 나타났다며, 얀센 백신의 접종 중단을 권고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얀센 백신 600만 회분 구매를 계약한 상태다. 백영하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총괄팀장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얀센 백신의 미국 내 접종 중단과 관련해 국내 도입 계획은 아직까지는 변경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지만, 방역당국은 실제 백신 도입 일정은 "협의 중"이라고만 반복했다. 이렇다 할 부작용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화이자(2600만 회분)·모더나(4000만 회분) 백신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백신 접종률 2.47%… 세계 80위권

    15일까지 우리나라에서 백신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인구는 총 6만569명이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2월26일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후 총 128만5909명이 1차 접종을 받았다. 그중 AZ 백신 접종자는 95만1712명이고, 화이자 백신 접종자는 33만4197명이다.

    접종률로 따지면, 15일 기준 국내 인구(5200만 명) 대비 1차 백신 접종률이 2.47%에 불과하다. OECD 37개국 중 35위, 전 세계에서는 84위 수준이다. 남미 여러 나라들보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상태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브라질의 접종률은 14.9%, 콜롬비아 6.2%, 페루 3.3%, 볼리비아가 3.9%다. 우리나라 아래로는 미얀마(1.91%)·뉴질랜드(1.87%)·일본(1.38%)·필리핀(1.15%)·태국(0.83%) 등이 있다. 일본은 자체 백신 임상시험 중이어서 우리와는 상황이 다르다. 

    정부는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가 700명을 넘어서자 국민들에게 "더욱 철저히 방역수칙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영업시간을 다시 오후 9시로 돌리는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도 검토 중이다.

    1년 내내 국민의 자발적 참여에만 의존하는 방역

    거리 두기가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 등의 피해가 심각해지자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이 나서서 업종별 영업시간 다양화 등의 제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 같은 제안은 확진자 증가 우려로 인해 힘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로나 사태 초기 중국발 입국을 막으라던 의료계의 요구를 거절한 우리 정부의 방역은, 1년3개월이 지나는 동안 국민의 자발적 참여에만 의존하는 실정이다. 

    백신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의 풍경은 우리와 다르다. 미국은 대형 슈퍼나 약국에서도 백신을 접종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인터넷으로 백신 접종소를 찾아 물량을 확인한 뒤 접종을 예약해 찾아가면 바로 백신을 맞을 수 있다. 화이자·모더나·얀센(얀센은 접종 중지) 등 백신의 종류도 직접 고를 수 있다. 미국은 심지어 자국 내 비거주자를 비롯해 불법체류자도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게 했다. 
  • ▲ [트루로=AP/뉴시스]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7일(현지시간) 콘월의 트루로에 있는 한 제과점을 방문해 코로나19 봉쇄 해제 로드맵 2단계를 앞두고 재개장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 [트루로=AP/뉴시스]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7일(현지시간) 콘월의 트루로에 있는 한 제과점을 방문해 코로나19 봉쇄 해제 로드맵 2단계를 앞두고 재개장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슈퍼·약국서 백신 접종… 바이든 "미국인 전부 맞힐 수 있는 물량 확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각)까지 백신을 1회 이상 맞은 사람은 1억2230만 명에 달했다. 전체 인구의 36.8% 규모다. 2차까지 접종을 마친 인구는 7532만 명으로, 전 인구의 22.7%다. 총접종분은 1억9228만 건으로 2억 건에 육박했다. 65세 이상 인구의 접종률은 79.2%에 달한다.

    미국 보건당국이 얀센 백신의 접종 중지를 권고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신이 충분하다"며 미국 국민들을 안심시켰다.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우리는 기본적으로 미국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모두 접종할 수 있는 충분한 화이자·모더나 백신 물량이 공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얀센 접종 중지는 공급물량에 대한 의심보다, 접종을 주저하는 국민들이 많은 상황에서 백신에 대한 대중의 신뢰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더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영국, 식당 야외영업 허용… 6월에 모든 규제 해제

    AZ 백신의 본산지인 영국 역시 상점이 열리고 술집은 손님들로 북적대기 시작했다.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며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격히 줄어들자 봉쇄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현재 소매업과 음식점의 야외영업이 허용됐고, 체육관·도서관도 개방됐다. 오는 5월 추가 해제를 거쳐 6월에는 모든 규제를 해제한다는 로드맵도 발표된 상태다.

    영국은 고위험군과 50대 이상 연령대를 대상으로 지난 13일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1차 접종을 한 사람은 3219만명, 2차 접종까지 마친 이들은 765만 명으로 알려졌다. 영국 성인 인구의 58.5%가 백신을 한 차례 이상 맞은 셈이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조사에서 성인 인구의 54.9%가 우한코로나 항체를 보유했다.

    IMF "한국, 부채 조심해야" 경고… 경기부양 한계 속 백신 서둘렀어야

    지난 6일(현지시각)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다시 상향조정했다. 지난 1월 5.1% 전망치에서 이번에는 6.4%로 올려 잡은 것이다. IMF는 백신 접종과 바이든행정부의 지난 3월 1조9000억 달러 추가 재정지원을 들며 "미국에서 보건과 경제위기 탈출이 가시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IMF는 한국을 대상으로는 "인구 감소 속에 고령화에 따라 부채 부담이 폭발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애당초 미국처럼 대규모 경기부양이 어려운 우리 경제와 국가재정 형편을 고려해 백신 도입을 서둘렀어야 했지만, 우리 정부는 백신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기가 막힌 이야기가 이어진다. <②편에서 계속>
  • ▲ [포티지=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19일(현지시각) 미 미시간주 포티지에 있는 화이자 백신 제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 [포티지=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19일(현지시각) 미 미시간주 포티지에 있는 화이자 백신 제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