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법은 검찰 해체… 민주주의라는 허울 쓰고 법치 말살하는 것" 공개비판"일본제국의 특별고등경찰 같다" 중앙지검 현직 검사도 중수처법 비난"직 걸어 막을 수 있다면 100번이라도 걸겠다"… 윤석열, 대구지검서 또 강경발언 예고
  • ▲ 윤석열 검찰총장이 2월 1일 오전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을 예방하기 위해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권창회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2월 1일 오전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을 예방하기 위해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권창회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 추진에 어느 때보다 강경한 반대 견해를 표명하면서, 향후 윤 총장을 중심으로 검찰의 집단행동이 촉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윤 총장은 1일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지금 추진되는 입법은 검찰 해체"라며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법치를 말살하는 것이며, 헌법정신을 파괴하는 것이다. 단순히 검찰 조직이 아니라 70여 년 형사사법 시스템을 파괴하는 졸속입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권에서 추진하는 중수청설치법안은 검찰에 부여된 6대 범죄(부패범죄·경제범죄·공직자범죄·선거범죄·방위사업범죄·대형참사) 직접수사권을 모두 중수청에 넘기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중수청 신설과 동시에 검찰에는 기소 및 공소유지, 영장청구권만 남는다. 

    이와 관련, 윤 총장은 "직(職)을 걸어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100번이라도 걸겠다"며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관계되는 중요한 사항이다. 코로나19로 힘든 국민들께서 관심의 여유가 없으시겠지만, 졸속입법이 이뤄지지 않도록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윤 총장이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정부‧여당의 법안 추진에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윤 총장이 국민을 상대로 관심을 촉구한 대목에서 남은 4개월 임기 동안 중수청 반대를 위한 여론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일선 검사 "중수청, 日제국 특별고등경찰과 같아"

    법조계에서는 이를 신호탄으로 검찰 내 집단반발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크다. 실제로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중수청에 대한 공개 반발 목소리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성기범 서울중앙지검 검사는 2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를 통해 "중수청은 구 일본제국의 특별고등경찰과 같다"며 "중수청은 대놓고 하나의 경찰조직을 새롭게 만들어낸 것이다. 소위 6대 범죄에 관한 수사에 관한 직무를 개정 검찰청법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그대로 씻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장 3일 윤 총장이 대구고검‧지검 방문 때 일선 검사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윤 총장의 이번 대구 방문은 지난해 2월 시작된 전국 검찰청 순회 차원이지만, 윤 총장이 중수청 관련 내부구성원에게 당부성 발언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대검찰청은 법무부의 요청에 따라 중수청법에 관한 일선 검사와 검찰공무원들의 의견을 취합 중이다. 대검은 3일까지 의견을 취합해 법무부에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