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이 경찰 압박하는 모양새, 시기 부적절… 권력비리 근절 진정성 없어"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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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23일 오후 김창룡 경찰청장을 예방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3일 서울경찰청을 방문해 김창룡 경찰청장을 예방해 논란이 일었다. 이번 방문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는, 김 처장이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으로 서울경찰청의 수사를 받는 상황이라서다.김 처장은 지난달 21일 취임 후 김명수 대법원장, 윤석열 검찰총장, 박범계 법무부장관 등 관련 기관장들을 예방해왔다. 공수처 측은 이날 경찰청 예방 역시 일반적인 일정이라고 밝혔다.서울경찰청, '청탁금지법 위반' 김진욱 고발 사건 수사 중문제는 김 처장이 청탁금지법 위반의혹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는다는 점이다.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김 처장이 2017년 헌법재판소 재직 시절 코스닥 상장사 미코바이오메드 주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부당이익을 얻었다며 지난달 18일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적용 혐의는 청탁금지법 위반이다.대검은 애초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했으나 새로운 검찰청법에 따른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종로경찰서가 사건을 넘겨받았다. 종로경찰서는 이 사건을 다시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로 인계했다. 김 처장의 이번 서울경찰청 방문이 정치적 외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날 통화에서 "공수처장 취임 후 업무 관련 기관장을 만나는 것은 일반적 일정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자신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상황에서 경찰청장을 만나는 것은 시기가 부적절해 보인다"고 비판했다.법조계 "시기 부적절… 만남 자체만으로도 외압 의심 가능"이 변호사는 "물론 김 처장이 경찰에 압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믿고 싶지는 않지만, 해당 사건에 경찰청장의 영향력이 완전히 배제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며 "아직 사건에 대한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김 처장이 수사기관장을 만나는 자체만으로도 의심을 받을 여지가 크다"고 비난했다.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 대변인인 유정화 변호사 역시 김 처장의 예방이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했다.유 변호사는 "현재 경찰의 수사를 받는 공수처장이 자기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 수장을 방문한다는 자체가 공수처장 역시 고위경찰들을 대상으로 한 수사권을 지닌 기관장인 점을 감안할 때 매우 부적절하다"며 "공수처장이 자기 수사 절차가 진행 중인 경찰 조직의 장을 만나 그 모습을 과시함으로써 일선의 수사경찰들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될 소지가 분명하다"고 질타했다."공수처에 국민 피로감 누적... 불필요한 방문 고집해야 했나""공수처는 그 설치를 두고 여야 간 극한대립을 노정했으며 설치 법률에 대한 헌법재판까지 진행됐다“고 지적한 유 변호사는 "이처럼 설립 과정에 늘 시끄러운 문제들이 불거져 국민적 피로가 큰 상황“이라며 ”공수처장이 불가피한 이유 없이 자기 수사에 대한 간접적 개입의 비판이 나올 수 있는 경찰청장 예방까지 하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만드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공수처장이 대놓고 정치적 밀월… 권력비리 근절 진정성 없어"김 처장을 고발한 투기자본감시센터 역시 김 처장의 김 청장 면담을 "정치적 공개 밀월"이라고 맹비난하고 나섰다.윤영대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는 "피고발인 신분인 김 처장이 자신의 조사를 진행 중인 수사기관 수장을 만난다는 것은 대놓고 김 청장과 밀월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권력형 비리 근절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면 절대로 만남이 이뤄지지 말았어야 했다"고 질타했다.공수처는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예방은 '의례적 방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건 이관 전부터 정해진 일정"이라며 "수사가 이관됐다는 이유로 일정을 취소하는 것이 더 의문스러울 것"이라는 주장이다.김 처장은 "이날 만남은 거의 2주 전에 잡힌 것으로 의례적 방문일 뿐"이라며 "일반적인 협조사항만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 청장도 22일 "김 처장이 예방 차원에서 방문하는 것이고, 업무를 논의하는 성격의 자리가 아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