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사용 후 핵연료-폐기물 관리 누가 어떻게 하기로 했는지 밝혀야"
  • ▲ 문재인 정부가 조기폐쇄한 경주 소재 월성원전. 국내 유일의 가압수형 중수로다. 이 원전 사건 덕분에 '북한 원전건설 의혹'이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문재인 정부가 조기폐쇄한 경주 소재 월성원전. 국내 유일의 가압수형 중수로다. 이 원전 사건 덕분에 '북한 원전건설 의혹'이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해외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원전 관련 자료를 USB로 건넸다는 의혹에 주목한다. 이런 가운데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이 “한국이 북한에 원전 시설을 지어준다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라며 “설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전 IAEA 사무차장 “NPT 복귀하고 유엔 제재 이행해야 北 원전 가능”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20년 넘게 북한 핵사찰과 감시를 주도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1718호와 2397호는 북한의 특정 핵 관련 활동을 금지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핵개발 계획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명시한 점”이라며 “그런 북한에 누군가 기존의 원자로를 대체하는 시설을 지어준다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한 나라와 이런 합의를 하거나, 계획을 세운다는 것도 매우 복잡한 일”이라고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지적했다. 원자로를 건설하려면 NPT 회원국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먼저 북한이 핵무기와 핵개발 시설을 모두 폐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한에 원전을 건설하기 전에 먼저 비핵화와 NPT 가입 및 요건 준수 이행을 확약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과연 원전 건설 전에 핵무기를 포기하겠느냐”며 “북한이 NPT에 가입할 것으로 생각하고 원전을 지으려 했는데, 원전을 다 지은 다음 핵무기를 그대로 보유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우려했다.

    여권 일각에서 “김영삼정부도 북한에 원전을 지으려 했다”고 말하는 것과 관련해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그 당시에도 북한이 수상한 활동은 했지만 핵무기는 갖고 있지 않았고 NPT에서도 탈퇴하지 않았다”면서 “따라서 (북한에) 원전 건설을 논의하려면, 북한이 NPT에 복귀하고 핵 안전조치(원전 운영관리 규칙 및 핵무기 철폐 원칙)도 준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원전, 남북한이 논의해 지을 수 있는 시설 아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여기에 더해 “원전은 남북한이 논의해 지을 수 있는 종류의 시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원전 건설에 필요한 많은 부품을 수입하거나 면허생산하려면 세계 각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여기에는 미국도 포함된다며 “이런 절차 없이 (한국이) 독자적으로 북한에 원전을 건설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설령 북한에 원전을 짓는다고 해도 비용과 전력망이 문제가 될 것으로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전망했다. 1994년 9월 미북 제네바합의에 따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만들고, 북한 금호지구에 발전규모 1000MW(메가와트)급 경수로 2기를 지으려 했을 때 전력망 보충 등을 고려해서 계획한 돈이 50억 달러(약 5조 5750억원)나 됐다면서 “KEDO가 그 계획을 추진하던 20~30년 전에 그 정도 필요했으니 지금은 훨씬 큰돈이 들 것”이라는 것이다.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 밝혀지면 매우 흥미로울 것”

    “이번 사안(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의 전말이 밝혀지면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언급한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한 원전 건설 계획이 단순히 생각에 불과한지, 아니면 이미 준비작업까지 마친 것인지, 어떤 준비작업을 했는지, 북한과 누가 얼마나 협상했는지, 사용 후 핵연료 관리는 누가 하기로 했는지, 세계 어떤 나라도 받지 않으려 하는 핵폐기물은 어떻게 처리하기로 했는지 등을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내에서는 정부가 탈원전정책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북한에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데 따른 비판이 많다”는 방송의 지적에 “이유가 뭐든 한국이 원자력 발전 중단을 결심한 상황에서 어떻게 북한에 원전을 짓는 계획을 정당화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원전 건설은 처음부터 적절한 기반시설을 구축해야 하는 등 일부 정부 관리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 (한국 정부가) 무엇을 논의했고 어떤 계획을 이행하려 했는지 밝혀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