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단계 격상, 사회적 논의 필요해”… 국민들은 "거리두기 격상해서 고통 끝내달라" 청원
  • ▲ 정세균 국무총리. ⓒ뉴시스
    ▲ 정세균 국무총리. ⓒ뉴시스
    우한코로나(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돌파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요건을 갖춰가면서 전문가와 국민들 사이에서 '선제적 3단계 격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3단계 격상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했고, 수도권의 일부 맘카페에서도 3단계로의 격상을 바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정부는 경제적 피해 등을 이유로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망설이는 모양새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최근 일주일간 일평균 국내발생 신규 확진자 수는 774.43명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 요건인 '1주간 하루 평균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 수 800명~1000명에 가까워지고 있다.

    일주일간 하루 평균 774.43명 확진… 3단계 격상 요건 '800명' 눈앞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2.5단계가 사실상 효과를 보이지 못하다며 3단계로의 격상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와 방역 당국 역시 2.5단계의 한계를 인정하지만, 사회·경제적 피해를 이유로 3단계 격상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2단계를 적용했을 때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2.5단계에서도) 이런 한계가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3단계 격상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가 크기 때문에 필요성과 시기, 방법 등에 대해서는 사회적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거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수준인 3단계로의 격상 여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면서 심사숙고를 거듭하고 있다"며 "때를 놓쳐선 안 되겠지만 성급한 결정도 금물"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가 3단계 격상을 두고 논의하는 동안, 하루라도 빨리 3단계로 격상해 달라는 국민들의 요구는 점차 거세지고 있다.
  •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여 이 고통을 끝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지난 14일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여 이 고통을 끝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지난 14일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국민청원 "3단계 격상의 고통 감수해야 웃을 수 있어"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여 이 고통을 끝내주십시오'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자신을 대한민국의 한 구성원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오늘 저는 대한민국 정부를 향해 청원을 올리려 한다"며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 이 고통을 끝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어 "3단계를 시행하면 더 큰 고통이 시작되리라는 걸 모든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시켜 지금의 고통을 감수해야 우리는 다시 웃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3단계 격상을 두고 고민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에게 강하게 호소했다. 청원인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분들, 그리고 모든 정치인 여러분, 지금은 모든 크고 작은 싸움들을 멈추고 코로나19를 하루라도 빨리 끝내서 국민들을 다시 평범한 일상생활로 복귀시키기 위해 하나 돼 실천해야 할 때"라며 "문재인 대통령님과 정부 관계자분들과 정치인들께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4시 40분 기준 449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전국의 맘카페에서도 3단계 격상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원구의 아기엄마들이 모인 한 맘카페에서는 "솔직히 3단계를 빨리 했으면 좋겠다"며 "제주도니 뭐니 하면서 여행간다고 하는 사람들과 연말모임을 한다는 사람이 많아서 이 상태로는 절대 수그러들지 않을까 무섭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회원은 "자영업자는 오히려 3단계를 시행해 빨리 이 상황에서 벗어나는 게 낫다"며 "이도저도 아니게 질질 끄니까 더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서초구의 한 맘카페에서는 "3단계로 격상되면 대형 마트도 문을 닫는다"며 "라면을 비롯해 유통기한이 긴 식재료들을 미리 사놓으러 장을 보러 가는 중"이라는 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