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신규환자 4.4배 폭증… 정부, 거리 두기 기준 스스로 어겨…"경제·방역 다 잡으려다 둘 다 놓친 꼴"
-
- ▲ 우한코로나(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000명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뒤 'K-방역의 실패는 문재인 정부 탓'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21대 국회 개원식에 참여한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뉴데일리DB
우한코로나(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뒤 'K-방역의 실패는 문재인정부 탓'이라는 비판이 커졌다. 경제와 방역을 동시에 잡으려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할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다.1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2~13일 국내에서 발생한 우한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총 1748명이다. 12일 하루에만 103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고, 13일에도 71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해 4.4배가량 확진자가 폭증한 셈이다.실제로 11월 12~13일 양일간 신규 확진자는 총 396명(12일 191명, 13일 205명)으로 집계됐다.확진자, 한 달 만에 4.4배 '폭증'… 정부, 거리 두기 기준 안 지켜전문가들은 이 같은 감염 확산 원인 중 하나로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 지연을 꼽는다.정부는 지난 6월28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를 공식발표하면서 우한코로나 유행의 심각성과 방역조치의 강도에 따라 1~3단계로 구분해 시행하기로 했다.이후 우한코로나가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지속 가능한 방역체계 도입'이라는 취지로 사회적 거리 두기는 기존 3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해 11월7일부터 시행했다. 세분화한 거리 두기는 현장에서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1.5단계, 2.5단계라는 명칭을 추가했다.그러나 정부는 세분화한 거리 두기 지침을 발표해놓고도 지키지 않았다. 수도권은 11월17일부터 1.5단계 기준(일주일평균 일일 확진자 100명 이상)에 부합하는 111.28명으로 집계됐으나, 정작 수도권에 1.5단계를 적용한 것은 이틀 뒤인 19일 0시부터였다. 11월16일부터 주간평균 신규 확진자가 99.28명으로 나타나는 등 거리 두기 격상을 논의할 시간이 충분했으나, 실제 격상까지는 이틀이 더 소요됐다.거리 두기가 2.5단계까지 격상되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2단계는 기준요건을 만족한 다음날인 11월24일 0시를 기준으로 바로 격상됐지만, 2.5단계는 바로 격상되지 않았다. 11월28일 0시 기준 전국 하루평균 환자가 400명을 초과(400.1명)하면서 전환 기준을 충족했지만 60대 이상 신규 확진자 비율이 감소세이고, 중증환자를 수용할 병상에 여유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다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2단계+α' 조치로 집단감염이 발생하거나 감염 위험도가 높은 △사우나 △한증막 △격렬한 GX류 시설 △관악기 △노래교습 등의 금지조치를 추가했다.정부가 2.5단계(주간평균 400~500명)로 격상한 것은 전국의 신규 확진자 규모가 격상 기준을 초과한 뒤였다. 지난 6일 일주일평균 514.4명으로 집계되자 격상 소식을 알리고 8일 0시부터 2.5단계를 적용했다.의료계 "경제·방역 두 마리 잡으려다 둘 다 놓쳤다"의료계에서는 정부가 '경제'와 '방역'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다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주장한다.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문제는 '짧고 굵게 끝내느냐'와 '가늘고 길게 가느냐'의 문제"라며 "정부는 국민들의 피로감과 경제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지금 상황은 둘 다 실패해 국민들만 고통받게 됐다"고 지적했다.김 교수는 또 "정부는 3단계가 끝인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3단계로는 이번 유행이 통제되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유럽에서 지난 3~4월 락다운(봉쇄령)을 한 것처럼 3단계보다 강한 조치의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제언했다.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문재인정부의 안일한 방역의식을 지적했다. 그는 "지난 1일 문 대통령은 각종 경제지표가 좋은 흐름을 보인다면서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총력을 다하자'는 말을 했다"며 "결국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보니 거리 두기 격상을 미루게 됐고, 그것이 일일 1000명의 신규 확진자라는 참담한 결과를 낳게 됐다"고 분석했다.이 관계자는 이어 "국민들이 착실하게 마스크를 쓰고 방역수칙을 잘 지켜 'K-방역'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정부가 거리 두기 격상을 미루다 이를 무너뜨렸다"며 "(정부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