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경로 불분명 20.5%에 병상도 부족해… 김우주 "올해 여름부터 지적한 문제들"
-
- ▲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의 모습. ⓒ권창회 기자
우한코로나(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하루에 수백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자 역학조사단이 확진자들의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하는 등 곳곳에서 '의료붕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늦게나마 새로운 대응책을 마련하는 모양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땜질 처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감염경로 불분명 20.5%… 불과 5일 사이 5% 급등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전날까지 2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총 7843명이다. 이들 중 20.5%에 해당하는 1609명의 감염경로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사례는 지난 6일까지 15~16%를 오갔으나, △7일 17.8% △8일 20.7% △9일 19.0% △전날 20.5%로 급등하는 모양새다. 확진자의 감염경로는 방역 당국이나 지자체 등에서 파견하는 '역학조사단'이 나서서 파악하는데,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사례가 늘어나는 것은 역학조사단이 확진자 증가폭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또 감염경로 불분명 사례가 20.5%라는 것은 확진자 10명 중 2명은 어디서 감염됐는지, 1차 감염자인지 2차 감염자인지조차 파악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전파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방역 당국이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생긴다.병상 부족 문제 현실화… 일반 병상·중증 환자 전담 병상 모두 부족해3차 대유행이 길어짐에 따라 의료계에서 그간 지적해 왔던 '병상부족'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지난 10일 기준 우한코로나 중증환자 치료를 위한 장비·인력 등을 완비해 중수본 지정을 받은 '중증환자 전담 치료병상'은 210개다. 이 가운데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은 39개뿐이다. 확진자가 아닌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을 포함한 전국의 '중증환자 치료병상' 13개까지 더해도 남아있는 중환자 병상은 52개 수준에 그친다.유행이 가장 심한 수도권에는 서울 4개, 경기 3개, 인천 1개 등 8개만 남아있다. -
- ▲ 정세균 국무총리. ⓒ뉴시스
의료붕괴 조짐에 땜질식 대책 마련… 전문가들은 답답함에 '한숨'정부는 이렇듯 곳곳에서 의료붕괴의 조짐이 보이자 급하게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유행의 기세를 꺾기 위해 역학조사단의 규모를 늘린다는 방침이다.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 "결국, 이번 유행의 기세를 꺾으려면 우선 수도권 방역에서 승기를 잡아야 한다"며 "군·경찰·수습공무원 등 800여명의 인력을 수도권 각 지역에 파견해 역학조사를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병상문제는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서 언급됐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코로나19 (중환자)전담 치료병상은 현재 210개까지 확충했으며 연말 기준으로는 총 331개까지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라며 "수도권의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 역시 연말에 215개까지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의료시스템 문제가 곳곳에서 지적되면서 뒤늦게나마 대책을 마련하는 모양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여론이 좋지 않다. 의사 출신이자 현역 국회의원인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부터가 불만을 드러냈다.그는 1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내가 7월 대정부질문 때 '대유행이 왔을 때 준비돼 있느냐'라고 물으니 (정세균 국무총리가) '1일 1000명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의료 인력과 병상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막상 이런 상황이 되어 보니 인력에 대한 준비를 이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올해 여름부터 이런 상황을 염두 해두고 의료 인력 및 병상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며 "전문가들의 말을 일찍 들었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 아니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그는 이어 "이제와서 저런 대책을 내놓고 있으니 답답하기 그지 없다"며 "정부는 아직도 경제와 방역 사이에서 길을 잃은 모양새"라고 한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