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 '풀소유' 논란 휩싸인 혜민 스님 겨냥, "지옥으로 가는 기생충일 뿐"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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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의 수행자'로 잘 알려진 미국인 현각(56·玄覺) 스님이 최근 '풀소유' 논란에 휘말린 혜민(47·사진) 스님을 겨냥해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전혀 모르는 도둑놈"이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 ▲ 방송에서 남산타워가 보이는 서울 도심의 자택을 공개한 혜민 스님. ⓒtvN '온앤오프' 방송 화면 캡처.
현각 스님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혜민 스님의 사진을 올린 뒤 "속지마라. 연예인일 뿐이다. 일체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전혀 모르는 도둑놈일 뿐이야. 부처님의 가르침을 팔아먹는 지옥으로 가고 있는 기생충일 뿐이야"라는 독설을 퍼부었다.
현각 스님은 또 다른 게시글에서 남산타워가 보이는 도심 자택에서 명상하는 혜민 스님의 방송 화면도 공유하며 "그는 단지 사업자·배우일 뿐, 진정한 참선의 경험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의 책을 접하는 유럽 사람들은 산(선) 불교의 요점에 대해 매우 피상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불평한다. 그의 헛소리 가르침의 심각한 실수를 바로 잡는데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고 연거푸 쓴소리를 날렸다.
현각 스님은 조실 숭산(崇山) 큰스님의 제자로, 현정사 주지와 화계사 국제선원 선원장 등을 지내며 한국 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예일대와 하버드 대학원에서 공부한 그는 1990년 숭산 스님의 법문을 듣고 출가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1999년 자신의 불교 입문기 등을 담은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라는 책을 펴내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책에서 현각 스님은 자신이 받은 인세 전부를 스승에게 드렸다고 밝혔다.
2016년 한국 불교의 '기복신앙화' 등을 비판하며 한국 불교계를 떠난 그는 유럽지역에서 선 수행 관련 센터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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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값비싼 맥북 사용‥ 스타트업 기업 출근까지
- ▲ 방송에서 남산타워가 보이는 서울 도심의 자택을 공개한 혜민 스님. ⓒtvN '온앤오프' 방송 화면 캡처.
현각 스님이 하버드 대학원 후배이기도 한 혜민 스님을 정면으로 비판한 이유는 최근 혜민 스님이 본인 소유 건물을 자신이 대표로 있는 선원에 팔아 시세차익까지 남겼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2015년 8월 미국인 주봉석 씨는 조OO(59) 씨로부터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건물을 약 8억원에 매입했다. '주봉석'은 미국 국적자인 혜민 스님의 속명(본명)이다. 이 집은 대지 면적 108.7㎡(약 33평), 연면적 125.44㎡(약 38평)의 지하 1층, 지상 2층 단독주택으로 현재 혜민 스님이 거주하고 있다.
이에 주씨를 혜민 스님으로 간주한 조선비즈는 "혜민 스님이 2018년 3월 대한불교조계종 '고담선원'이라는 단체에 이 건물을 9억원에 팔았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고담선원'은 '주란봉석'이란 대표자가 운영하는 사찰로 혜민 스님이 주지 스님으로 있다. 조선비즈는 혜민 스님의 미국 이름이 '라이언(Ryan Bongsuk Joo)'이라는 점에서 '주란봉석'이란 명칭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혜민 스님은 공식적으로 자신이 건물주라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자신의 트위터에 "건강과 평온이 함께하길 기원한다"는 글을 올린 뒤 한 네티즌으로부터 "건물주나 되니 마음이 평온하시겠지"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혜민 스님은 자신은 건물주가 아니라며 "세들어 살고 있다. 저희도 많이 힘들다"는 답변을 달았다.
평소 '무소유', '속세를 떠난 우주의 이치' 등을 설파해온 혜민 스님은 2011년 트위터를 통해 "법정스님이 무소유가 가능했던 것은 책 인세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신도나 주지에게 아쉬운 소리 안 해도, 또 어느 정도 베풀 능력이 되어야 아이러니하게도 무소유가 가능해진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지난 7일 방송된 tvN '온앤오프'에서는 절이 아닌 남산이 한눈에 보이는 경치 좋은 서울 도심에 거주하는 일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이 방송에서 그는 값비싼 맥북과 에어팟을 사용하고, 명상 앱 개발을 위해 스타트업 기업에 출근하는 등 '속세를 떠난' 여느 스님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한편, 혜민 스님은 조선비즈 등이 제기한 건물주 의혹과 현각 스님의 비판 글에 대해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등의 베스트셀러 저자로 유명한 혜민 스님은 미국에서 종교학 교수로 활동하다 귀국해 현재 마음치유학교 교장과 뉴욕불광사 부주지 등을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