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에 靑 낙관론… 비핵화 방법 놓고 美와 또 '동상이몽'
  •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공화당 후보가 승리한 것과 관련 "남북관계에서도 새로운 기회와 해법을 모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바이든 대통령당선인과 해리스 부통령당선인이 미국을 통합시키고, 성공하는 정부를 이끌어나가기를 기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에 어떠한 공백도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미국 민주당 정부는 한국의 민주당 정부와 평화프로세스를 긴밀히 공조하고 협력해온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측 주요 인사와 다방면으로 소통"

    "새로운 행정부를 준비하는 바이든 당선인과 주요 인사들과도 다방면으로 소통해나가겠다"고 밝힌 문 대통령은 "차기 정부와 함께 그동안 축적된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날을 교훈 삼으면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에 더 큰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한반도 생명·안전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과 함께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미 간 튼튼한 공조와 함께 남과 북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해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문 대통령은 미국의 정권교체가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회복할 계기가 될 것으로 희망했지만, 현실적으로 크게 바뀔 가능성은 적다는 지적이다.

    톱 다운-바텀 업 방식 '이견' 난관

    남북관계는 지난해 하노이 미북협상 결렬 이후 특별한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내년 초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하면 문 대통령 임기가 1년여 밖에 남지 않은 만큼, 정상 간 합의를 통해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톱 다운(top-down) 방식의 효용성을 강조할 전망이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은 협상에서 실무협의를 바탕으로 성과를 쌓아가는 '바텀업'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선(先) 비핵화' 원칙을 고수해, 종전선언을 비핵화보다 우선순위에 둔 문 대통령의 뜻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아울러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이 예고된 내년 3월을 전후해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부정적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미국이 새 대북정책을 수립하는 동안 북한이 인내하지 못하고 도발을 감행한다면 대화 구도 자체가 깨질 가능성이 크다.

    안철수 "정권 희망사항을 국민 전체 뜻으로 표명 말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외교당국에 충고한다"며 "정권의 희망사항을 마치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뜻인 것처럼 표명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북핵문제의 당사자로서 냉정한 현실인식 속에서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판단에 입각하여 대한민국 국민의 생각을 전달해주기 바란다"며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 정권의 이익을 위해 당선자에게 왜곡된 정보를 전달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강연에서 "미국 민주당은 '바텀업' 방식을 중요시하는데 북한이 제일 싫어하는 게 실무협상"이라며 "실무협상을 하면 (핵 관련) 검증, 사찰, 신고를 따지기 시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