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상가 쇼윈도에 합판, 월마트 매장서 총기-탄약 철수… 상가·시민 보호 준비
  • ▲ 미국 워싱턴 D.C.에서 대기 중인 경찰관들. ⓒ폭스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 미국 워싱턴 D.C.에서 대기 중인 경찰관들. ⓒ폭스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대통령선거가 시작된 미국에서는 정부 주요 시설과 기업체·상가 주변에 경찰과 보안요원들이 대기 중이다. 비폭력주의 자경단 ‘수호천사(Guardian Angels)’도 순찰활동을 강화했다. 일부 언론은 ‘대선불복’과, 이후 공화당 지지세력과 민주당 지지세력 간 ‘내전(Civil War)’ 발발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선 이후 일어날 수 있는 무정부주의자들의 폭동과 약탈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대부분이다.

    NBC “백악관 주변에 장벽 설치… 워싱턴, 주방위군 비상 대기”

    NBC는 “대선 후유증으로 폭동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백악관이 주변에 차단벽을 설치했으며, 워싱턴 D.C. 경찰은 주방위군 250명에게 출동 대기를 요청했다”고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일어난 지난 6월 폭동 때 설치한 장벽을 보강하는 것이라고 방송은 설명했다. 

    워싱턴 D.C.에서 시위 장소로 잘 알려진 라파예트광장에도 장벽이 설치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또한 워싱턴 도심 상가들은 쇼윈도 등에 합판을 덧대는 등 폭동과 약탈에 대비했다. 명품매장이 많은 뉴욕 맨해튼 5번가의 메이시백화점, 티파니 본점 등이 쇼윈도를 모두 합판으로 막았다. 미국 전역의 상가에서도 워싱턴·뉴욕과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CNN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부분의 상가가 합판을 덧대는 작업과 함께 경비원을 고용해 약탈에 대비했다”고 전했다. “월마트의 경우 모든 매장에서 총기와 탄약을 치웠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부정적인 언론들은 상점들이 ‘누구’를 두려워하는지 명시하지 않았다. 폭스뉴스만이 “트럼프와 바이든을 미워하고, 모든 정부를 미워하는 무정부주의 폭력세력”이라는 비폭력주의 자경단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 ▲ 조지 플로이드 관련 폭동 이후 자경활동에 나선 '수호천사' 단원들. ⓒ수호천사 홈페이지 캡쳐.
    ▲ 조지 플로이드 관련 폭동 이후 자경활동에 나선 '수호천사' 단원들. ⓒ수호천사 홈페이지 캡쳐.
    필라델피아 경찰 “많은 경찰관 대기 중”… ‘수호천사’ 측 “미국 전역 감시 중”

    폭스뉴스는 “지난주에도 수천 명이 약탈을 일삼았던 필라델피아에서는 불안함이 낯설지 않다”며 필라델피아 경찰국장 대니얼 아웃로의 말을 전했다. 

    아웃로 국장은 “대선 당일 밤 일어날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경찰관을 대기시켰다"며 “우리는 (폭동과 약탈을 막기 위해) 계속 여기에 있을 것이고,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은 “경찰관 등 사법기관 관계자와 더불어 4000명 이상의 ‘수호천사’들이 미국 곳곳에서 주변 상인과 이웃을 지키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수호천사’는 1979년 뉴욕에서 결성한 비영리 민간단체로, 평소에는 불우이웃돕기·거리미화 등에 나서지만 최근에는 폭력을 쓰지 않고 약탈자들을 저지하는 자경단 활동을 한다. 올 여름부터는 학부모와 교사 등이 ‘수호천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호천사’ 설립자 커티스 슬리와는 “4000명 이상의 ‘수호천사’가 단체의 상징인 붉은 베레모를 쓰고 2일부터 미국 곳곳에 대기 중”이라며 뉴욕·포틀랜드·시카고·워싱턴 D.C.·덴버·템파·볼티모어·클리블랜드 등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한다고 방송에 설명했다. 

    슬리와는 대선 이후 트럼프 지지자와 바이든 지지자의 충돌도 있겠지만 무정부주의자의 폭동이 가장 우려스럽다며 “그들은 트럼프도, 바이든도 싫어한다. 아니, 모든 정부를 싫어한다”고 지적했다.
  • ▲ 극좌 흑인민병대 NFAC가 지난 10월 3일 루이지애나주 라파예트에서 시가행진을 하는 모습. ⓒ러시아투데이 관련보도 화면캡쳐.
    ▲ 극좌 흑인민병대 NFAC가 지난 10월 3일 루이지애나주 라파예트에서 시가행진을 하는 모습. ⓒ러시아투데이 관련보도 화면캡쳐.
    트럼프 지지세력보다 더 우려되는 극좌 흑인 민병대 NFAC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은 2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반트럼프 시위대를 위협하고 뉴욕과 뉴저지에서는 차량을 동원해 다리와 도로를 폐쇄했다”고 보도했다. 

    CNN과 NBC는 지난 10월31일 “총으로 무장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트럭을 타고 바이든 측 유세버스 주변을 에워쌌다”고 보도했다. 트럭 가운데 한 대는 버스를 추돌하려 했다. 이를 두고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경우 그를 지지하는 세력들이 위험한 행동을 할지 모른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반면 트럼프 지지층에서는 올해 일어났던 폭동을 지적하며 최근 모습을 드러낸 극좌 흑인민병대인 NFAC(Not F○cking Around Coalition)가 더욱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NFAC는 2017년 존 제이 피츠제럴드 존슨이 결성한 흑인 민병대다. 정치성향은 극좌에 가깝다. 흑인만으로 국가를 건설하자는 이념을 앞세우는 피츠제럴드 존슨은 자신을 ‘그랜드 마스터’라 일컫는다. 

    이들이 처음 공개된 장소에서 포착된 것은 지난 5월12일 조지아주 브룬스윅에서 있었던 ‘블랙팬더’ 조직원의 장례식이다. 이후 조지 플로이드 사망 관련 폭동 때부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10월3일에는 루이지애나주 라파예트에서 무장병력 200명을 포함, 400여 명의 조직원을 동원해 시가행진을 벌였다. 

    자동소총을 들고 방탄복을 입고, 얼굴에는 복면이나 두건을 가린 채였다. 만약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안티파(ANTIFA)와 함께 NFAC가 폭동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