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총살됐는데… 남북관계가 생명보다 중한가" 정의당도 비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8일 우리 공무원이 북한군에 총살당하고 불태워진 사건과 관련해 "이번 사건은 북한이 저지른 비인도적 민간인 살인"이라며 "절대 북한의 일방적 해명과 사과로 끝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을 받았던 정의당조차 북한의 우리 공무원 총살만행과 이에 따른 사과에도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각을 세우는 반면, 여권 인사들은 김정은의 사과 한마디에 반색하며 이를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으려 해 부적절한 태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심 대표는 이날 서면으로 대체한 상무위원회 발언에서 "북한의 사과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며 "북한은 어떻게 우리 국민이 표류하게 됐고, 무슨 연유로 누가 사살명령을 내렸는지 밝히고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관계는 총칼을 들고 적대하며 대립하던 이전과 달라야 한다"고 강조한 심 대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이번 사건을 두고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다'고 이야기한 만큼 북한이 평화의 당사자라는 자각을 갖고 책임 있게 사태 해결과 재발 방지에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저는 어제 서둘러 국회 대북규탄결의안을 채택하자고 각 당에 제안했다"고 밝힌 심 대표는 "우리 국민이 처참하게 살해된 사건을 앞에 두고 여야가 정치적 셈법을 앞세우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특히 "여권 일각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보다 남북관계를 우선에 두는 듯한 시각은 교정돼야 한다"며 "이번 사건과 같은 북한의 만행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이야말로 남북관계의 개선과 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민주당 안팎에서는 해당 사건과 관련한 김정은의 '미안하다' 한마디에 반색하고, 이를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들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김정은 위원장의 사과는 과거 박왕자 씨 (피살) 사건과 천안함 (폭침)사건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변화"(이낙연 민주당 대표) "위기를 기회 삼아 남북관계 정상화할 계기"(설훈 민주당 의원) "이 불행한 사건은 (남북관계) 전화위복의 기회"(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 스타일이 계몽군주 같다"(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발언은 우리 국민의 생명보다 남북관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적절한 태도라는 것이 심 대표의 지적인 것이다.

심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도 "이번에 북한이 저지른 우리 국민에 대한 야만적인 살인행위는 유엔 해양법협약 등의 국제법 위반과 기존의 남북합의에도 위배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라며 "북한 통일전선부 명의의 사과는 있었으나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 철저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그러면서 "우리 국민이 북한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될 때까지 무능한 감시와 불철저하고 불성실한 대응으로 일관한 우리 군 당국과 정부의 책임도 철저히 규명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