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연이은 태풍으로 피해 심각…평양 당원 1만2000명, 사단 편성해 피해복구 시작”
  • ▲ 지난 7일 태풍 '하이선' 현장을 중계방송하는 북한 조선중앙TV 기자.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7일 태풍 '하이선' 현장을 중계방송하는 북한 조선중앙TV 기자.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10호 태풍 ‘하이선’은 지난 7일 밤 북한 함경북도 함흥을 지나면서 소멸했다. 하지만 함경도는 ‘하이선’으로 인해 곳곳에서 물난리를 겪었다. 북한 당국은 평양시 노동당원 1만2000명으로 제1수도당원사단을 구성해 복구 작업에 들어갔다.

    북한 선전매체 ‘하이선’ 피해 상황 실시간 중계

    조선중앙TV는 지난 7일 ‘하이선’이 북상할 때부터 재난방송 체제에 돌입, 태풍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방송에 따르면, 강원도 원산시, 함경남도 신포시, 함경북도 청진시 등이 ‘하이선’ 때문에 홍수 피해를 입었다.

    원산시에서는 9호 태풍 ‘마이삭’ 때 침수됐던 곳이 또 물에 잠겼다. 송도원 도로는 차단되고, 인근 소나무들이 넘어졌다. 함경남도 신포시에서는 해안가 도로와 다리가 물에 잠겨 통행이 차단됐다. 방송은 “동해안에서는 태풍 9호 때 불어난 강물이 아직 빠지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시 태풍 10호가 들이닥쳐 강과 저수지에 큰물 경보(홍수 경보)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김책시에서도 해안가 주변 농장들이 침수됐고, 도로는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아 하수도가 역류했다. 방송은 해당 지역을 취재하던 기자의 우산이 뒤집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김정은은 지난 7일 태풍 ‘마이삭’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를 찾은 자리에서 평양시 노동당원들에게 함경도 수해 복구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김정은 “평양 노동당원들 나서달라”…1만2000명으로 사단 편성해 피해복구 투입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이날 “신문과 방송으로 다 봤겠지만 최근 연이어 들이닥친 홍수와 태풍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고, 이에 맹렬한 복구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주민들에게 밝히며 “특히 함경남도 단천시와 신포시, 홍원군 등에서는 1000세대가 넘는 가정집이 침수·파괴돼 수많은 수재민들이 길거리에 나앉았다. 함경북도 역시 피해는 다를 바 없다”고 털어놨다.
  • ▲ 물에 잠긴 강원도 원산시의 한 마을.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물에 잠긴 강원도 원산시의 한 마을.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은 “물론 함경도에도 수많은 당원과 당 조직, 노동계급 기본 부대들이 있으며 그들 역시 피해복구 투쟁을 잘 할 것이라고 믿지만 당 중앙을 제일 가까이에서 보위하는 수도(평양)의 핵심 당원들이 피해 복구에 나서는 것이 더 의의가 있다고 본다”며 평양 노동당원들에게 피해복구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7일 “김정은의 요구에 평양시 노동당원 30만 명이 함경도 피해복구 현장에 가겠다고 탄원했다”며 “자원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우수한 핵심당원 1만2000명으로 함경도에 급파할 최정예 수도당원사단을 조직할 것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8일 현재 제1수도당원사단은 이미 편성된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제1수도당원사단 관계자들의 기고문을 실었다. 심인성 제1수도당원사단 참모장은 “뼈가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기어이 해내겠다는 투철한 각오, 이것이면 못 해낼 일이 없다”며 김정은의 지시를 받들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중장비와 건설자재가 부족한 북한 사정으로 수해복구가 얼마나 빨리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김정은은 수도당원사단과 노동당 중앙기관에 10월 10일 이전 복구를 지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