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수출 -23.6%, 상반기 재정적자 -110조" 최악인데…
  •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한국경제 성장률이 주요 선진국 대비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우한코로나 여파로 수출과 재정적자가 역대 최악을 기록한 현실은 언급하지 않아 '눈 가리고 아웅'식 발언이는 지적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집중호우긴급점검국무회의에서 "확장재정에 의한 신속한 경기대책과 한국판 뉴딜의 강력한 추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올해 경제성장률 1위로 예상될 만큼 가장 선방하는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께서 방역의 주체가 돼주신 덕분에 우리는 국경과 지역 봉쇄 없이 방역에서 가장 성공한 모범국가가 됐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2020 OECD 한국경제보고서'를 보도자료로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8%로 OECD 회원국 중 1위다. 2위인 터키(-4.8%)나 일본(-6.0%)보다 높다.

    한국은행 발표치, IMF 이후 최악

    그러나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2분기 성장률은 이보다 낮은 -3.3%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6.8%) 이후 최저치로, 한국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나타낸다. 통상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이면 '경기침체'로 간주한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은 -1.3%였다.

    성장률 감소는 우리 경제의 주축인 수출이 우한코로나 여파로 인한 세계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관세청이 이날 발표한 8월1∼1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수출액은 87억 달러로 전년 대비 23.6%(27억 달러) 감소했다. 7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0%로 한 자릿수에 진입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수출이 두 자릿수 이상 마이너스로 급감한 것이다. 

    문 대통령도 지난달 27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수출의 감소가 경제회복의 가장 큰 제약인데, 7월 들어 감소세가 완화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 희망대로 향후 기저효과를 뛰어넘는 강한 회복세가 계속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수출 비중이 큰 국가인 만큼 세계적 우한코로나 확산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내수로만 성장을 견인하기에는 힘들어서다. 

    재정수지 적자, '사상 최고치'

    아울러 나라 곳간 상황을 보여주는 재정수지 적자 폭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재정건전성도 급격히 악화했다. 

    기획재정부가 이날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2020년 8월)을 보면, 올해 1∼6월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90조원,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수치) 적자는 110조5000억원으로 1∼6월 기준 각각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통합재정수지 적자 폭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조5000억원,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은 51조원 각각 늘어났다.

    올 1∼6월 국세 수입은 132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조3000억원 덜 걷혔다. 지난 6월 말 기준 중앙정부의 채무는 764조1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65조1000억원 증가했다.

    윤희석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코로나 사태 국면에서 재정의 역할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데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이지 못하면 국가부채만 쌓일 것"이라며 "나라 곳간에 쌓인 자산은 정권의 것이 아닌 국민의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