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납득할 만한 조치 하라"… 추미애 아들, 울산시장선거 등 文정권 의혹 수사 촉구
  •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최근 현 정권과 관련한 의혹을 대상으로 한 검찰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을 두고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라는 대통령 말이 실행되는지 아닌지 엄격하게 추적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비판했다.

    김종인 "최근 검찰 있는지 없는지 납득 가지 않아"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최근 검찰이 있는지 없는지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벌써 지난해 울산시장 부정선거, 유재수 감찰 무마 등 사건 수사에 착수했지만 과연 수사가 되고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수사를 더이상 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수사종료를 선언하든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통합당 의원들의 검찰청 항의방문에도 '살아있는 권력'을 대상으로 한 수사가 좀처럼 진전이 없자 김 위원장이 직접 비판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의기억연대의 회계부정 의혹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군 시절 휴가 미복귀 의혹 △울산시장선거 공작 의혹 △라임자산운용 사태 관련 의혹 등의 수사 촉구를 위해 통합당 법사위원들이 여러 차례 검찰청을 항의방문했으나 좀처럼 수사에 속도를 내지 않는 상태다.

    지난 5월부터 시작한 윤 의원과정의기억연대의 회계부정 의혹 수사는 2개월이 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다. 통합당은 TF(태스크포스)까지 구성하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으나 윤 의원의 소환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추 장관 아들 군 시절 휴가 미복귀 의혹 수사도 당시 당직을 섰던 동료들의 증언에도 지난 1월 말 서울동부지검에 배당된 이후 여전히 답보상태다. 의혹이 명쾌하게 해소되지 않자 국회 법사위에서 통합당 의원들은 관련 의혹을 추 장관에게 물었고, 추 장관은 아들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하며 야당 의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울산시장선거 공작 의혹 수사는 검찰이 지난 1월 말 송철호 울산시장 등 1차로 13명을 기소했지만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다른 관련자 수사는 사실상 중단하며 청와대 문턱에서 멈췄다.

    라임자산운용 사태를 담당하는 서울남부지검에서도 수사 진척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여당 의원이 관여됐다는 의혹이 쏟아졌지만 해당 의원의 소환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통합당 "칼잡이 대신 권력에 맹종하는 정권의 주구들만 활개"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임명하면서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주저하지 말고 엄격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을 기억한다"며 "대통령이 한 번 이야기했으면 그 말이 실행되는지 아닌지를 엄격하게 추적해야 한다. 다시 한번 점검해보라"고 꼬집었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정권 인사 연루 사건들에 대한 검찰의 칼날이 무뎌진 지 오래"라며 "'살아 있는 권력도 엄정히 수사하라'며 임명한 검찰총장은 식물총장이 되고, 권력의 불법을 수사하던 진짜 칼잡이 대신 권력에 맹종하는 정권의 주구(走狗)들만 활개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