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에는 "돈 안낸다" 불만… 일본에는 "아베랑 골프 재밌다" 대조적 평가
  • ▲ [아나폴리스=AP/뉴시스] 래리 호건 미 메릴랜드 주지사. 지난 4월 2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건 주지사가 주(州)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역량을 이해하지 못하고 한국에서 진단키트를 구매했다며 비난했다.ⓒ뉴시스
    ▲ [아나폴리스=AP/뉴시스] 래리 호건 미 메릴랜드 주지사. 지난 4월 2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건 주지사가 주(州)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역량을 이해하지 못하고 한국에서 진단키트를 구매했다며 비난했다.ⓒ뉴시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 방위비 증액에 대한 한국 내 반대여론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불만을 크게 드러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은 래리 호건(공화당) 미 메릴랜드 주지사 명의의 미국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각) 게시된 이 기고는 '혼자 싸우기'(Fighting alone)라는 제목과 함께 '나는 공화당 주지사다. 왜 트럼프는 우리 주(州)의 코로나 진단을 도와주지 않는가'란 부제를 달았다. 

    호건 주지사 "연방정부, 코로나 지원 미흡" 불만 토로

    이들 제목에서 드러나듯, 호건 주지사는 연방정부의 우한코로나 부실대응을 비난하고 각 주에 대한 연방차원의 방역 지원이 미흡하다는 호소를 기고에 담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는 장면도, 트럼프 대통령이 우한코로나에 얼마나 무심한지를 강조하기 위한 대목에서 나왔다.  

    기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공화당 주지사 협회가 주최한 비공개 만찬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약 1시간 동안 원고 없이 연설하면서 우한코로나에 대해선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대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시진핑 중국 주석을 비롯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관계에 대한 얘기만을 늘어놨다. 

    "트럼프, 한국이 돈 안 낸다며 불평"… "왜 한국을 지켜줘야 하나"

    "아베와 골프치는 게 재밌다" "시진핑을 존경한다" 등 이들 지도자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던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한국에 대해선 불평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에 관한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인들은 돈(방위비)을 내지 않는다. 그들은 너무 심하다(terrible)" 등의 발언을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하는 것이 정말 싫다" "왜 미국이 한국을 이렇게 몇 년 동안 지켜줘야 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불평을 드러냈다.

    호건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유미 호건 여사가 이 자리에 있었다며 "나는 아내가 화가 났으며, 자리를 피하고 싶어한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 자리를 지켰다"라고 썼다. 지난 4월 한국은 진단키트 50만개를 메릴랜드 주에 수출한 바 있다. 

    호건 주지사는 이것이 한국인 출신인 아내의 조력을 통해 이뤄졌다는 사실을 기고에서 거듭 밝혔다. 메릴랜드 주의 방역에 대해 연방정부의 지원이 부족한 와중에 자신의 아내가 방역에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메릴랜드의 한국산 진단키트 수입에 대해 "미국의 진단 역량을 이해하지 못한 소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호건 주지사의 이번 기고는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됐다. 16일(현지시각)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기고 내용을 반박하며 "그가 기고에서 한 말은 과거에 그가 한 말과 비교하면 정말 놀랍다"고 밝혔다. 호건 주지사가 지난 4월 미 연방정부의 봉쇄 해제 방침에 찬사를 보냈다가 기고에서 말을 바꿨다는 비판이었다.

    백악관 대변인 "호건의 말바꾸기 역사로 남을 것"

    매커내니 대변인은 이어 "호건의 말바꾸기 역사로 남을 것"이라며 "지난 3월 19일 그가 트럼프 대통령이 주지사들과 훌륭히 소통하고 있다고 칭찬했던 것과 정반대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호건 주지사가 지난 5월 폭스뉴스와 가졌던 인터뷰도 다시 화제가 됐다. 당시 호건 주지사는 "내가 전국 주지사 협회를 이끌고 있는 사람으로서 말할 수 있는데, 연방정부는 우리들(주지사) 모두와 훌륭하게 소통하고 있고 전보다 훨씬 잘해 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주는 개인보호장비를 전보다 훨씬 많이 보급을 받고 있으며, 연방정부와 연방재난관리청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래리 호건 주지사는 당초 공화당 대선 경선 참여가 점쳐졌으나 지난해 6월 불출마를 선언했다. 2024년 대선에는 경선 후보로 나설 것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