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도들, 인종 가리지 않고 공격" 흑인사회서도 비판… 일부선 "루프 코리안 배우자"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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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현재 ‘조지 플로이드’ 추모를 빙자한 폭동과 약탈 때문에 몸살을 앓는다. 추모와 무관한 약탈·방화·폭력이 도심 번화가는 물론 흑인과 동양인 주거지에서도 벌어진다. 재미교포의 피해도 적지 않다. 이에 “방화와 약탈은 조지 플로이드의 명예에 먹칠을 하는 짓”이라며 폭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흑인사회에서부터 나오는 폭동 비판
3일(이하 현지시간)까지 미국 전역의 140개 도시에서 시위와 폭동이 일어났다. 미국 전역에서 체포된 누적인원은 5600명을 넘었다. 폭도들에게 부상을 입은 경찰이 뉴욕에서만 50명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폭도들은 백인뿐만 아니라 흑인·동양인·히스패닉 등 인종과 출신을 가리지 않고 습격했다. 폭도들의 약탈과 방화로 부상당한 시민은 파악조차 안 된다.
결국 지난 주말부터 폭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 ABC 방송 뉴욕지국은 지난 4일 제보자가 보낸 영상 하나를 보도했다. 지난 5월31일 밤, 뉴욕 이스트빌리지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흑인여성이 상점을 약탈하는 폭도들을 꾸짖는 내용이었다.
주변 공영주택에서 산다고 밝힌 이 여성은 “너희가 이 동네를 무너뜨려도 된다고 생각하느냐”며 “이런 곳에도 사람이 산다. 너희의 이익(약탈)은 우리의 고통”이라고 폭도들을 꾸짖었다.이 여성은 이어 “너희들 눈에 이 동네에는 기업이 없으니 마음대로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느냐”면서 “너희가 세상을 뒤집고 싶다면 먼저 투표부터 제대로 하라”고 일갈했다.
폭도들을 향한 여성의 꾸지람은 4분 넘게 이어졌다. 그 사이 여성의 이웃들은 출동한 소방관들과 함께 쓰레기통에 붙은 불을 끄고, 깨진 상점의 유리조각을 치웠다. 폭도들은 약탈을 중단했다. 이 여성의 고함소리를 듣고 뒤늦게 모인 이웃들은 동조하며 박수를 보냈다. 이 영상은 ABC 뉴욕지국이 보도한 지 하루 만에 조회 수 230만 회를 기록했다.
터커 칼슨 “우리 도시가 불타는데 우리 정치인은 머뭇거려”
폭스뉴스 진행자인 터커 칼슨은 지난 2일 폭도들의 약탈·방화를 “미국사회의 구조적 인종차별에 따른 저항”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정치인을 비판했다. - 그는 “우리 도시가 불타는데 우리 정치인들은 머뭇거린다”는 영상을 통해 지금 미국 전역에서 열리는 ‘조지 플로이드 추모 시위’가 모두 ‘추모’인지 되물었다. 그러면서 자신과 관련이 있는 사연, 폭동이 일어나기 시작한 뒤 폭스뉴스가 취재한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칼슨은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늘 봐왔던 이웃으로, 워싱턴 D.C.에서 35년 동안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한인교포 김씨 이야기를 전했다. 폭도들이 야밤에 가게로 들이닥치자 김씨는 무릎을 꿇고 애원했지만 폭도들은 그를 구타한 뒤 모든 물건을 약탈해 달아났다는 것이다.칼슨은 “김씨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람들에게 정치색을 드러낸 적이 없다. 그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원했을 뿐”이라며 그런 사람이 왜 폭도들에게 폭행당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칼슨은 이어 노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의 한 가게 앞에서 폭도들이 무방비 상태의 상점 주인을 뒤에서 때려 실신시킨 뒤 집단행하는 영상,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상점을 약탈하려는 폭도들에게 주인 부부가 저항하자 여주인부터 각목으로 집단폭행하는 영상, 고속도로를 점거한 폭도들이 지나가면서 차량을 파손하는 영상, 포틀랜드주 오레곤에서 한 남성이 들고 있던 성조기를 빼앗으려 집단폭행하는 영상 등을 소개했다.
영상을 소개한 뒤 칼슨은 “보다시피 폭도들의 행동은 인종차별과 무관한데도 여전히 일부 정치인은 미국사회의 체계적인 인종차별에 항거하는 행동이라고 주장한다”며 “지금 일어나는 각종 범죄는 피부 색깔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칼슨 외에도 유튜브와 트위터에서는 폭도들의 약탈과 방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이종격투기대회 UFC의 악동이라 불리며 많은 비난을 받던 존 존스는 길거리에서 약탈을 저지르고 곳곳에 낙서하는 사람들을 만나자 이들이 들고 있던 페인트 스프레이를 빼앗고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쫓아내는 모습이 유튜브에 올라오면서 박수갈채를 받았다. 전직 NBA 선수였던 JR 스미스는 자신의 차량을 훔치려던 폭도를 두들겨패 쫓아냈다. 이 영상 또한 인기를 얻었다.
폭도들에게 당하는 재미 한인들…한국언론은 누구 편? -
이처럼 미국에서는 조지 플로이드 추모를 빙자한 폭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짐에도 한국언론은 이에 무관심한 편이다. 한인교포들이 폭도들에게 공격당하는데도 백인 경찰과 트럼프 정부에게 그 책임이 있는 듯 보도한다.
- ▲ 1992년 L.A. 흑인폭동 당시 코리아타운 자경대. 미국에서 최근 이들을 '루프 코리안'이라 부르며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위터 유통사진 캡쳐.
외교부에 따르면, 4일 오전 9시까지 26곳의 한인상점이 약탈·방화 등으로 재산피해를 입었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56건,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14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10건,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10건, 캘리포니아주 L.A. 5건, 워싱턴 D.C. 4건 등이다. 필라델피아 한인상점의 피해규모만 1500만 달러(약 183억원)에 달한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외교부는 4일 “인명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터커 칼슨의 설명처럼 한인교포가 부상을 입었다는 주장은 여기저기서 나온다.
한인 상인들의 피해가 나날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1992년의 '루프 코리안(Roof Korean)'을 다시 만들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루프 코리안’이란 L.A.폭동 당시 코리아타운 상가를 지켜낸 한인 자경대를 말한다. 당시 자경대에는 베트남전 참전용사, 한국서 현역 복무한 교민들이 참여했다.
L.A.시 당국은 한인사회가 1992년 당시처럼 자경대를 만들고, 이들로 인해 폭도들이 대량살상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코리아타운에 주방위군을 선제적으로 배치했다. 이에 한인사회는 일단 자경대 구성을 중단했다. 그러자 이제는 미국인들이 '루프 코리안'을 배워야 한다며 자경대 조직을 서두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