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특별지위 철폐"… 트럼프, 중국에 '보복'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철폐하겠다고 29일(현지 시각) 밝혔다. 중국이 홍콩의 자치권에 대한 침해 소지가 있는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처리 강행한 데 대한 보복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이 홍콩의 자치권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시스템을 일국일제(한 국가 한 체제)로 변경했다"며 "홍콩이 더는 우리가 제공한 특별대우를 보장할 정도로 충분히 자치적이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따라서 홍콩의 특별대우를 제공하는 정책적 면제 제거를 위한 절차를 시작하도록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홍콩정책법(1992년 제정)에 따라 관세‧투자‧무역‧비자 발급 등과 관련해 홍콩에 중국 본토와 다른 특별대우를 보장했다. 그러나 지난 28일 중국이 국제사회 반발에도 불구하고 홍콩 내 반(反)정부 활동을 감시 및 처벌하는 내용의 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하자 이 같은 강경책을 꺼내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발표는 범죄인 인도조약에서 기술사용에 관한 수출통제 등 홍콩과 맺고 있는 거의 모든 범위의 협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의 국가안보장치(홍콩보안법 제정)로 인해 감시 및 처벌 위험이 증가된 것을 반영해 국무부의 여행권고를 개정할 것"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의 자치권 침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중국과 홍콩의 당국자를 제재하는 데에서도 필요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산업기술 탈취 문제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중요한 대학 연구를 더 잘 담보하고 잠재적 안보위협인 중국으로부터 외국 국적자의 입국을 중지하기 위한 포고문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그가 언급한 포고문에는 미국 내 중국인 대학원 유학생을 추방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외신들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은 그동안 미국으로부터 받아 온 비자 조건 완화, 대중 관세 면제 등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외국 자본의 대거 이탈로 인해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 홍콩의 역할도 위축될 전망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세계보건기구(WHO)와의 관계를 끊을 것이라고도 발표했다. 최근 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해 부실 대응하고 지나치게 중국 편향적이었다는 이유다. 

 

그는 "우리는 (WHO가) 취해야 하는 개혁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직접적으로 관여했지만 그들은 행동하길 거부했다"며 "우리는 WHO와의 관계를 종료하고 그 자금을 세계 다른 곳으로 전용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WHO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을 중단한 바 있다. 그는 "운영방식을 개선하지 않을 시 영구적 자금 지원 중단 및 탈퇴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WHO의 개혁을 요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