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안보·성장도 모두 내다버려야 한다니바람 앞 등불은 외면한 채 표 계산뿐인데벌써 대권병 걸린 철딱서니들도 나대고...
  • 李 竹 / 時事論評家

      “지상파 최후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었던 KBS 2TV ‘개그콘서트’가 21년 만에 장기 휴식을 선언했다. 사실상 종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짧지 않은 세월동안 이런저런 웃음들을 선사했다. 때로는 함박웃음을, 혹간 쓴웃음·비웃음도 가져다 줬다. 억지웃음도 많았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사실상 종영(終映)’이라니 아쉽고 섭섭하다. 괜한 넋두리라는 핀잔도 들리긴 하는데...

      ‘개콘’이 이 지경에 이르자, ‘국민’들의 허전함을 달래주려는지 또는 이 와중에 이름값을 올려 보려는지 여기저기에서 ‘웃음보따리’를 꿰찬 여러 개인과 무리들이 설쳐대고 있단다. 허긴 언제 적부터 이 나라에서, 특히 정치판에서는 코미디가 일상화 되어왔지만 요즈음 들어 더더욱 ‘개콘’스러워지고 있는 중이라고 수군거린다.
      막상 함박웃음은 사라지고 쓴웃음·비웃음·억지웃음만 난무한다고들 하지만...

      일일이 열거할 필요도 없다. 지위의 상하(上下), 이른바 ‘진영’의 좌우(左右), 여의도에서의 여야(與野)를 따질 바가 아니다.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왜 개콘은 사실상 종영될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답이 되기도 한다. 그 가운데서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사연과 연기들 중에 압권은 역시 이번 ‘총선’에서 물을 먹었다며 진즉부터 스스로 손을 들어버린, ‘아직은 통합이 안 된’[통합을 미래로 미룬] 무리들이 펼치고 있다는 목소리가 세간에 드높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이 꽤 많은 ‘표’를 던졌다. 이어서 그 표들이 도둑맞았을지 모른다며 ‘조직적인 선거부정’ 의혹까지 제기해줬다. 그렇지만 그걸 애써 외면하고 있다. 오히려 쌍지팡이를 짚고 눈을 부라리며 그 ‘국민’들을 무뢰한·멍청이로 몰아세웠다.
      선거관리위원회라는 데서 ‘개표기 작동 보여주기’ 한 번으로 의혹에 종을 친다고 하건만 시비 한 번 걸어볼 결기조차 없는가 보다. ‘국민’들은 열 받다 못해 헛웃음만 내뱉을 밖에...

      그럼에도 살아남겠다며 그 무슨 ‘비상대책위원회’라는 걸 꾸렸다고 한다. 개인이나 무리나 살아남기 위해서는 먹성 좋고 밥통이 커야하니 역시 ‘비대위’[肥大胃 살찌고 커다란 밥통]가 맞다. 그리고 다시 쓴웃음을 선사하기 시작했단다. 그런데...

      꽤 오랜 세월을 지내고 보니 저 무리는 원래 가치·이념·정책 뭐 이런 건 둘째 치고 심성(心性) 자체가 고약한 종자들이 여럿 모여 있지 않았나 하는 의심까지 들게 됐다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단다.
      허우적대며 퍼 마시던 우물에 자신들이 흙탕을 끼얹어 놓고는 “물이 더럽다”며 침을 뱉은 후에 다른 우물을 판적도 여러 번이었다. 물론 우물 간판만은 계속 바꿔가면서.

      또한 개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누구도 가리지 않고 등 뒤에 배신의 칼을 꽂지 않았냐는 반문도 만만치 않다. ‘자유민주 헌정’ 중단·파괴의 부역(附逆)질을 해놓고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통합’만을 주절댔던 건 분명 사실이다. ‘탄핵의 강’을 건너니 마니 주절대면서.

      그래놓고는 이제 와서 발버둥을 친단다. 그 짓거리 또한 억지웃음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는데... 그 ‘비대위’를 주관하시는 늙은 용병(傭兵)께서 주창하셨단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고, 세대가 바뀌었다... 보수냐 진보냐 이념으로 나누지 말자...어느 쪽이 변화한 세상에 더 잘 적응하느냐의 문제가 남았고 그것이 핵심이다...”

      일견 맞는 듯도 하다. 그러나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하랬다고, 이 나라 정치판에 도대체 진정한 ‘보수’와 ‘진보’가 있었나? 비단 정치판이 아니더라도 그건 이 나라엔 없었지 싶다. 더욱이 지난 이십 수년 전부터는 정작 편을 가른다면 ‘1948년 8월 15일 건국된 대한민국 세력’과 ‘반(反) 대한민국 세력’, 그 외에 기회주의 회색분자들만이 있었지 않았나. 틀렸다고? 어찌됐건...

      ‘현재통합’도 아닌 저 ‘미래통합’ 무리가 과연 ‘대한민국 세력’이었던가? ‘대한민국’을 팔아서 정치적 이득을 얻은, 즉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어 늘상 우울했던 ‘국민’들의 표를 갈취했던 무리를 ‘대한민국 세력’이라고 부른다면 맞을 수도 있겠다.
      그래서 그런지 이젠 그나마 ‘대한민국’을 앞세우는 것조차도 거추장스러운 모양새다. 아예 걷어차 버리려나보다.

      저들 무리 안에서 ‘반공·안보·성장 등등을 벗어나야 한다’는 소리가 거리낌 없이, 그것도 큰 소리로 나온다고 한다. 표를 얻기 위해서는 별짓을 다해도 된다는 거다. 이 나라 ‘국민’들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도 않겠지만, 그러려면 차라리 달리 살아남는 길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을 텐데...

      ‘반공’(反共)을 포기한다... 이 나라 ‘건국’을 부정할 텐가? 굳이 북녘 ‘백도혈통’(百盜血統) 숭모(崇慕) 운운하지 않더라도, ‘조국스럽고’ 또한 ‘미향다운’ 떼거지와 같아지겠다는 의미와 다름없지 아니한가.
      ‘안보’와 ‘성장’을 떨쳐 버린다... 이 나라 ‘호국’(護國)과 ‘중흥’(中興)의 역정을 누구 말마따나 ‘기회주의가 득세(得勢)하고 정의가 실패한 역사’라고 비판하고 싶다? ‘마스크’로 배급제 효능 시험에 큰 성공을 거뒀으니 그길로 쭈욱 가자고?

      이 나라 ‘건국’과 ‘호국’과 ‘중흥’을 이끌었던 영웅들을 ‘국립현충원’ 묘역에서 파내야 한다거나, 그곳에 범접하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무리와 뭐가 다른가. 그냥 이참에 둘이서 합치는 게 낫다고 보여지는데... 글쎄다.

      ‘더불어통합당’... 이름도 썩 잘 어울리는 듯하고.

      이렇듯 쓴웃음이 만개하면서 ‘개콘’ 후유증이 세간의 화제로 오르내리는 요즈음, 드디어 우스개의 슈퍼스타를 예고하는 기사가 뜨기 시작했단다.

      “내년 대선후보 경선과 1년 10개월 후 있을 2022년 3월9일 대통령 선거가 저의 마지막 남은 정치 도전... 반드시 제가 보수 쪽의 단일후보가 돼 본선에 진출해서 민주당 후보를 이기겠다...”

      ‘달배오’[달구벌의 배신자 오야붕]라는 별칭을 가진 유(劉) 아무개다. 지난 ‘총선’에 불출마 선언이란 걸 하자마자 이렇게들 구시렁거렸다.

      “대구뿐만 아니라 이 나라 어느 구석에 출마한들 당선이 되겠어?”

      그간 “개혁적 보수”를 줄기차게 떠벌려왔던 점을 감안하면, 제 딴에는 ‘미래’나 ‘더불어’의 통합당 단일후보까지도 노려볼만 할 게다. 그러나 여러 말이 필요 없을 듯하다. ‘배신’(背信)과 ‘부역’(附逆), 그로 인한 ‘국민’들의 분노와 허탈감... 이런 것들은 그저 지나간 과거지사라고 치자.
      그렇더라도 ‘보수 쪽 단일후보’라... 그리 되리라 믿고 지지해줄 건 그 집 ‘강아지’에 플러스알파 정도가 아닐지? 집에서 강아지를 기르지 않는다면 할 수 없다만.

      앞으로 이런 부류의 코미디 배우들이 줄줄이 무대에 등장할 조짐이라고 한다. 이 나라 ‘국민’들은 ‘개콘’ 없이도 웃을 일들이 점점 많아지겠다는 예감이다. 비록 ‘막장웃음’이라 할지라도...

      ‘개콘’의 ‘사실상 종영’을 접하며 다소 뜬금없을 마무리다.  

      아무리 시대와 세대가 바뀌었다고 한들, 개가죽[개革] 뒤집어쓴 보수가 설친다고 한들 이 나라가 막을 내리지 않는 밖에야 이 나라에서 결코 변하지 말아야 할, 의심받지 말아야 할 가치와 이념은 있어 왔다. 그러나...

      시절이 하 어수선하다. 찐한 억지웃음을 넘어선 공포(恐怖)의 세력이 활갯짓을 하고 있다.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들이대며 ‘하늘을 쓰고 도리질’을 해댄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하더라만, ‘1948년 8월 15일 건국된 대한민국’이 70년 남짓을 못 넘기고 무너질 지경이어도 살아날 구석은 있을지...

    이제는 ‘국민’들이 스스로 묻고 답해야만 할 때인 거 같다.
    쓰레기 정치인 나부랭이들을 쳐다보며 웃고나 있을 만큼 한가하지 않다.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