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13일 '외설 설문' 논란 서울 S여고 교사 징계 '불필요' 결정… "의견수렴 기관, 교육과정상 타당 판단"
  • ▲ 서울시교육청. ⓒ뉴데일리DB
    ▲ 서울시교육청. ⓒ뉴데일리DB
    서울시교육청이 고1 학생들에게 '첫 키스 시 성기 반응은' 같은 외설적 설문조사를 진행해 논란을 일으킨 서울 동작구 S여고 A교사를 징계하지 않기로 13일 최종 결정했다.

    교육청은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A교사 징계가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일부 설문 문항에 거친 표현이 있지만, 이 설문 도구를 수업교재로 활용한 것은 교육과정상 타당했다는 것이다.

    교육청 민주시민생활교육과 성평등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대학과 성교육단체 등 총 5개의 전문기관이 자문에 참여했다"며 "교육과정이나 성취 기준을 검토했을 때 해당 설문은 '사랑과 결혼'을 다룬 교과 단원에서 필요한 과정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였다"고 설명했다.

    "외설 설문 교육과정상 필요했다"… 교육청, A교사 징계 안 해

    이 관계자는 이어 "일부 문항에서 정제되지 않은 표현들이 있었는데, 설문 대상에 대한 사전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던 건 아쉬운 부분"이라면서도 "이번 사례로 징계가 이뤄진다면 교사들이 수업자료를 준비하고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는 일이 줄어들면서 교육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A교사는 지난달 20일 1학년 기술·가정과목 중 '끌림의 시작 사랑, 가족의 시작 결혼' 단원을 원격수업으로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외설적 설문을 제시해 논란을 빚었다. 총 50문항으로 구성된 설문지에는 '첫 키스를 하거나 볼을 비볐을 때 성기에 뚜렷한 반응이 오는 것을 느꼈다' '우리는 만나자마자 서로 좋아서 키스를 했다' 등 성적 경험을 묻는 민감한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은 곧바로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교육청은 학교 측에 주의 조치만 내렸을 뿐 자세한 경위 파악에 나서지는 않았다. 그러다 논란이 커진 뒤에야 A교사를 대상으로 한 조치를 다시 논의하기로 해 '뒷북행정'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S여고 컨설팅 장학 실시… "A교사 성실하고 열의 있다"

    한편 교육청은 지난 12일 A교사가 소속된 S여고를 대상으로 컨설팅 장학을 실시했다. 교사 징계 여부와 관계 없이 해당 교과 수업 관련 전문적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컨설팅 장학은 원래 학교의 신청을 받아 진행하는데, 이번 경우에는 해당 학교 교과에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여겨 지원을 나간 것"이라며 "해당 교사의 어려움과 수업 개선 방안 등을 돕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해당 교사는 성실하고 열의 있는 교사로 판단되지만, 현재 굉장히 상처받고 위축된 상태"라며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가 수업을 열심히 하려다 벌어진 일을 교육청이 방어해주지 않으면 앞으로 교사가 어떻게 수업을 하라는 말이냐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