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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우한코로나 막으려면 3가지 시행해야”

미국 전역 폐쇄·진단 대상자·횟수 확대·과학적 백신 개발 지원…“아직 희망은 있다”

입력 2020-04-02 17:25 | 수정 2020-04-02 17:48

▲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빌 게이츠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100만명을 넘었다며 감사하는 모습. ⓒ빌 게이츠 채널 영상캡쳐.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이자 유튜버인 빌 게이츠가 "미국이 우한코로나를 극복하려면 세 가지 방안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전역의 일시적 폐쇄, 우한코로나 진단 회수 증대 및 우선순위 규정, 과학적 백신 개발이었다.

이 주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실렸다. 빌 게이츠는 기고문에서 “나는 멜린다-게이츠 재단과 협력해 미국 곳곳의 전문가·지도자와 의견을 교환했다”며 “그 끝에 얻은 결과는 미국 사회가 지금 당장 이 세 단계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첫째, 일시적으로라도 미국 전역을 전면 폐쇄하라”

빌 게이츠는 우선 미국 전역에서 강제적 폐쇄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이 마음대로 주 경계를 넘나들 수 있다면 바이러스 또한 마찬가지”라고 지적한 그는 “국가 지도자들은 폐쇄 조치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여러 차례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주에서는 여전히 바닷가 출입을 허용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식당이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건 전문가들의 권고를 무시하고 폐쇄 조치 기준이 들쭉날쭉한) 이런 행태는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빌 게이츠는 “어쩌면 10주 이상이 걸릴 수도 있지만, 우한코로나 확진자 증가가 멈출 때까지 어느 누구도 평소 같이 영업을 하거나 폐쇄 조치를 어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당국이 폐쇄 조치에 일관성을 두지 않아 혼란이 생기면 미국인들의 경제적 고통이 계속되는 것은 물론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빌 게이츠는 경고했다.

“둘째, 더 많은 의심증상자를 진단하라”


빌 게이츠는 두 번째 단계로 우한코로나 진단 대상자를 대폭 늘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그는 최근 하루 2만 명을 검사하는 뉴욕주를 모범 사례로 언급한 뒤 “연방 정부는 자원에 나선 의료 인력을 투입해서라도 더 많은 의심증상자를 검사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라도 안심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시애틀 코로나바이러스 평가 네트워크(SCAN)에서 내놓은 ‘자가 스왑(Self-swab, 개인이 집에서 스스로 검사해 의료기관에 제출할 수 있는 진단 키트)’처럼 의료진을 감염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는 방법도 등장했다”며 “혁신적인 우한코로나 진단 기법과 장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백악관에서 열리는 우한코로나 대응 태스크포스 회의. 자신만만한 트럼프 대통령도 현재 상황을 위기라고 인정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만 정부는 먼저 진단을 받아야 할 우선순위를 정하고, 불필요한 진단을 하지 않도록 지침을 만들고 감독해야 한다고 빌 게이츠는 주장했다. 그가 지목한 최우선 진단 대상자는 사람들을 치료해야 할 의료진, 구급대원, 기저질환을 가진 노약자였다. 빌 게이츠는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사용도 진단 키트와 같은 우선순위에 따라 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50개 주가 마스크와 인공호흡기를 확보하겠다고 서로 경쟁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고 이유를 댔다.

“셋째, 과학적 지식과 의학적 경험에 기반해 백신 개발하라”


미국 정부가 마지막으로 나서야 할 일은 백신 개발이었다. “전염병 백신을 개발해야 할 상황에서 정부 지도자는 소문을 근거로 삼거나 공포에 휩싸여 지시를 내려서는 안 된다”면서 “백신 개발은 철저히 데이터와 사실을 기반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라리아 예방·치료제인 클로로퀸 계열을 ‘게임체인저’라고 부르며 우한코로나 치료약이라고 밝히면서 시중에서 사재기가 일어났고, 결국 이 약이 정말로 필요한 루푸스병 환자들이 구하지를 못하고 있다며 현재 백악관의 행태를 비판한 그는 “데이터와 사실에 기반해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한코로나 백신 개발에 부정적이지는 않았다. 그는 “우리가 서두를 경우 빠르면 18개월 내에 백신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백신 개발은 절반의 승리”라며 “모든 미국인과 세계 수십억 명에게 접종할 정도로 백신을 생산해야 (우한코로나와의) 전쟁은 끝난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나 개인위생을 쉽게 지킬 수 없는 개발도상국이 백신을 얻지 못할 경우 국제정세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었다.

우한코로나 대응에 1억 달러 기부한 빌 게이츠 “아직 희망은 있다”

“사회 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 맞서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고 2015년 공개 강연에서 이미 주장한 적이 있는데, 올해 일어난 일을 보니까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지적한 빌 게이츠는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과학과 데이터, 의료계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 지도자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린다면 많은 생명을 구하고 나라 전체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우한코로나를 선제적으로 막는데 실패했다는 데는 다들 이의가 없겠지만 지금 상황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의사 결정까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미국 지도자들이 우한코로나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결단(세 가지 방안의 실행)을 하루 빨리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빌 게이츠는 978억 달러(120조2450억원)의 재산을 가진, 세계 2위의 부자다. 그와 그의 부인의 이름을 딴 멜린다-게이츠 재단은 1995년부터 2017년까지 455억 달러(55조8200억원)을 전염병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유럽 의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전염병 대응 기관들이 모여서 만든 ‘전염병대비 혁신연합(CEPI)’ 결성에도 멜린다-게이츠 재단의 지원이 있었다고 한다. 빌 게이츠는 지난 2월 5일에는 “우한코로나 백신 개발에 써 달라”며 1억 달러(1227억원)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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