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감싸기식 보도… "자국민에 책임 전가하는 이상한 공영방송" KBS노조도 비판성명
  • ▲ KBS가 지난 25일 오후 4시 40분경 중국인을 통한 '우한폐렴' 감염 사례가 국내에 없다는 점을 들어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가 불필요하다는 취지의 기사를 내보내자, 다수 네티즌이
    ▲ KBS가 지난 25일 오후 4시 40분경 중국인을 통한 '우한폐렴' 감염 사례가 국내에 없다는 점을 들어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가 불필요하다는 취지의 기사를 내보내자, 다수 네티즌이 "공영방송사가 국민들의 경각심을 해제하는 무책임한 선동을 했다"는 비난 댓글을 올렸다. 해당 뉴스는 25일 오후 10시경 삭제됐다. ⓒKBS 홈페이지 캡처
    공영방송 KBS가 '팩트체크'라는 명목으로 "입국한 중국인으로부터 우한폐렴(코로나-19)에 감염된 국내 환자는 아직까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며 대한의사협회 등이 요구한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가 불필요한 과잉대응일 수 있다는 취지로 보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KBS는 지난 25일 "'팩트체크K'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했었더라면?"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지금까지 정부가 공식적으로 감염원을 밝힌 국내 환자는 30명 정도인데, 이 중 6명이 중국인 환자"라며 "이들은 중국이나 일본에서 감염돼 들어오거나 한국인 환자(가족)와 접촉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중국인으로부터 옮은 경우는 없고, 현재까지 추가로 밝혀진 중국인 환자도 없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라고 덧붙였다.

    KBS는 "반면 현재까지 집계된 국내 확진자 893명 중 56%인 501명이 신천지대구교회와 연관돼 있고, 청도 대남병원과 관련된 경우는 113명"이라며 "우리 국민에 의해 감염된 사례가 69% 정도를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KBS는 "물론 이미 당국의 방역망을 뚫고 감염된 중국인이 입국한 뒤 출국했다고 주장하거나, 중국인유학생들이 신학기를 맞아 입국하면서 불안해하는 목소리도 분명 존재하지만, 아직 이를 예상하거나 입증할 근거나 자료는 없다"면서 "방심은 금물이지만 혐오나 과도한 공포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티즌 "팩트체크 말고 '팩트조작'이라 불러야"


    이 같은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은 기사 댓글난을 통해 "팩트체크가 아니라 팩트조작이나 여론조작으로 불러야 할 것 같다"며 "공영방송이 무슨 의도로 자국민에게 화살을 돌리는 기사를 썼는지 의심스럽다"고 개탄했다.

    아이디 '수아맘'은 "지역사회 감염의 정확한 경로가 모두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여론몰이식 추측기사를 보도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고, 아이디 'hong'은 "그래서 우리가 감염시키고 확산시켰다고 말하고 싶은 거니? 그래서 우리가 잘못한 거라고 지적하는 거야? 중국인 그리고 중국을 방문한 사람들 중에 감염된 사람이 방역방을 뚫고 들어와서 우리나라 사람이 감염된 게 팩트라는 사실을 왜곡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기사를 접한 KBS 내부에서도 비판의 소리가 나왔다. KBS노동조합은 26일 성명을 통해 "KBS가 '헛다리 짚기식' 펙트체크로 시청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며 "재난방송 주관사답게 제대로 된 팩트체크를 하라"고 촉구했다.

    KBS노조 "1차 방역 실패로 '국내 감염' 확산 당연"


    KBS노조는 "지난달까지 중국 춘절 관광객 12만 명이 국내를 왔다갔다한 점을 감안하면 '초기 감염원'은 국내에 없을 수도 있는다는 추론이 가능하다"며 "그런데도 KBS는 입국한 중국인을 통한 직접감염 사례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외부감염보다 국내감염이 더 많다는 해괴한 논리를 내세웠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1차 방역이 실패했기 때문에 국내감염이 확산되는 것은 당연히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강조한 KBS노조는 "대한의사협회와 감염학회, 그리고 질병관리본부까지 수차례 중국 감염원 유입 차단을 권고했음에도 불구, KBS는 '중국인 유입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재난방송 주관사에서 나와선 안 되는 글을 썼다"고 지적했다.

    KBS공영노동조합도 같은 날 배포한 성명에서 "재난방송 주관사인 KBS가 '중국인 유입으로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는 주장을 입증할 자료가 없다'며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 중국의 눈치를 살피는 문재인 정부의 입장을 적극 옹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영노조는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는 '팬데믹' 수준인데 KBS는 팩트체크를 빙자해 팩트를 왜곡하고 비틀어 국민들의 경각심을 해제하는 무책임한 선동을 하고 있다"며 "이러고도 KBS가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이자 재난방송 주관사가 맞느냐"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