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우한서 감염됐을 가능성 커"… 첫 확진 중국인 여성은 격리해제
  • ▲ 국내 우한폐렴 확진자가 4명 추가된 가운데 이들 중 3명은 기존 확진자 가족이나 접촉자로, 1명은 정부의 입국제한 조치 전 입국한 중국인으로 확인됐다. ⓒ박성원 기자
    ▲ 국내 우한폐렴 확진자가 4명 추가된 가운데 이들 중 3명은 기존 확진자 가족이나 접촉자로, 1명은 정부의 입국제한 조치 전 입국한 중국인으로 확인됐다. ⓒ박성원 기자
    국내에서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가 4명 더 발생했다. 이들 중 3명은 확진자 가족이나 접촉자로, 2차 감염자도 속출하는 모양새다. 특히 23번째 환자는 정부의 입국제한 조치 이전에 단체관광을 위해 들어온 중국인으로 확인됐다. 방역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분석이다.

    6일 우한폐렴 확진자 4명 추가 발생… 확진자 총 23명

    질병관리본부는 6일 국내에서 우한폐렴 확진자가 4명 더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금까지 국내 확진자는 총 23명으로 집계됐다. 질본에 따르면, 확진자 23명의 접촉자는 1234명이다.

    오늘 추가된 4명의 확진환자 중 3명은 접촉자들로부터 나왔다. 20번 확진자(41세 여성·한국인)는 15번째 확진자의 가족으로, 자가격리 중 시행한 검사 결과 5일 양성판정이 나와 국군수도병원에 격리조치됐다. 

    21번 확진자(59세 여성·한국인)는 3번 환자(54세 남성·한국인)로부터 감염된 6번 환자(55세 남성·한국인)의 지인이다. 자가격리 중 검사한 결과 5일 양성으로 확인, 서울대병원에 격리조치됐다.

    22번 확진자(46세 남성·한국인)는 16번 환자(42세 여성·한국인)의 가족이다. 자가격리 중 가족 접촉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검사에서 6일 양성으로 확인돼 조선대병원에 격리조치됐다. 

    23번 확진자(58세 여성·중국인)는 지난달 13~26일 우한에서 입국한 전수조사 대상자였다. 그는 보건소 조사에서 발열이 확인돼 검사한 결과 6일 양성으로 확인됐다. 국가지정격리병상에 입원한다.

    22번 환자는 16번 환자의 오빠… 열흘 넘게 광주·나주 오갔다

    22번 환자 A씨는 16번 환자 B씨의 오빠다. A씨는 설날인 지난달 25일 B씨와 식사한 뒤 열흘 넘게 광주와 나주 일대를 오가는 등 활동반경이 매우 넓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A씨와 생활했던 자녀들이 최근 해외나 타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사회 감염 우려도 커졌다.

    A씨는 직장이 있는 광주와 거주지인 나주를 매일 오갔다. 광주우편집중국에서 인력관리 등의 업무를 맡은 A씨는 자가격리 전 동료 200~300명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우편집중국은 5일 청사를 임시 폐쇄하고 방역조치하는 한편 직원들의 건강상태를 점검했다.

    A씨의 부인은 검사에서 음성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A씨의 아들은 지난달 23일 복통으로 광주 21세기병원에 하루 입원했고, 지난달 26일에는 한 달 일정으로 영국으로 해외여행을 떠났다. 충남 천안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A씨의 딸은 지난달 28일 천안으로 이동해 자가격리 중이다. 전남도는 A씨 아들에게 조기귀국을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입국제한 전 우한서 입국한 23번… 2주간 한국 관광

    23번 환자는 정부의 입국제한 조치가 내려지기 전인 지난달 23일 입국했다. 최근 2주간 우한지역 방문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우한에서 들어온 중국인 관광객이 약 2주간 국내를 자유롭게 관광한 것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23번 환자는 단체관광을 와서 예약한 호텔에 머물렀지만, 그 주소지로 조사를 나갔으나 이미 퇴실했고 다른 숙소에 묵고 있어서 추적이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다"며 "경찰 협조로 찾아 보건소가 관리하면서 발견한 사례"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즉각대응팀이 조사하고 있는데 (환자를 포함해) 8명이 같이 지냈다고 한다"면서 "8명 중 1명은 발열이 있어서 진단돼 격리조치된 것이고, 5명은 음성으로 확인됐고 2명은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질본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달 23일 입국 당시에는 건강상 증세가 없었다"며 "증세가 나타난 시점과 동선 등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23번 환자가 우한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추가조사 중이다.

    질본은 이날 '우한폐렴' 사례 정의(감염병 감시·대응 관리가 필요한 대상을 정하는 것)를 변경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한 뒤 14일 이내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의심자로 분류했지만, 앞으로는 후베이성뿐만 아니라 중국을 방문하면 의심자로 분류된다. 여기에 '최근 환자가 유입된 태국·싱가포르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행국가 여행력 등을 고려해 의사의 소견에 따라 의심되는 자'로 대상을 확대변경했다.

    한편 이날 국내 첫 우한폐렴 확진자인 중국인 여성(35)이 격리에서 해제됐다. 이 여성은 지난 1월19일 인천공항 입국 당시 검역 과정에서 발열 등 의심증상이 발견돼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으로 옮겨졌다. 1번 환자가 퇴원하는 것은 인천의료원에서 격리된 채 치료받은 지 18일 만이다. 

    이에 앞서 5일에는 2번 환자(55세 남성‧한국인)가 13일 만에  퇴원했다. 그는 우한에서 근무하다 지난달 22일 귀국한 뒤 24일 확진판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