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랬다고 진짜 하냐?”'경험에 의해 학습된 국민’할 일은...
  • 李 竹 / 時事論評家

      지난해 7월 25일 ‘우리 총장님’이라며, 임명장을 건네고 나서 하신 말씀들이 최근 들어 인구(人口)에 널리 회자(膾炙)되고 있단다. 약간 긴 듯하지만 아무개 언론사 기사를 인용한다.

      “윤 총장은 권력형 비리에 대해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권력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자세로 엄정하게 처리해서 국민들의 희망을 받았다... 앞으로도 그런 자세를 계속 끝까지 지켜달라... 
      제가 그 점을 강조하는 것은 그런 자세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 우리 청와대든 또는 정부든 또는 집권 여당이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엄정한 그런 자세로 임해 달라...”

      그리고 반년(半年)이 채 지나지 않았다. 

      “법무부는 [1월] 8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을 수사해온 윤석열 검찰총장 참모진을 ‘완전 해체’하는 수준의 검사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그동안 청와대와 여권을 겨냥한 수사를 담당해 온 검찰 지휘 라인 간부들은 대부분 서울과 지방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이날 인사는 추미애 법무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단행했다.” 그리고 나서는...

      ‘우리 총장님’을 내치려는 압력과 여러 시도들이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이에 대해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고 해서 했더니 보복이 뒤따른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학살 인사’(虐殺 人事)다.” 등등의 아우성이 드높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국민’(國民)들이, 또한 ‘우리 총장님’ 임명장 받던 날을 보도했던 언론사들조차도 잊고 있던 그날의 말씀을 되씹으면, 사태의 이유와 본질을 절반 이상은 파악할 수 있을 거 같다. 

      “정부 출범이후 아직까지는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여당이든 과거처럼 지탄받는 큰 권력형 비리라고 할만한 일들이 생겨나지 않았다. 참 고마운 일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일단 ‘가족 사기단’(家族 詐欺團)은 실체가 드러나기 전이니 논외로 치자. 하지만, 고래고기까지 등장시킨 ‘그때 그 선거’와 ‘재수 있는 분’ 봐주기에 대해서는 분명 알고 계셨다는 게 ‘합리적인 추론(推論)’ 아니겠는가. 단지 그때까지 세간에 널리·세세히 알려지지 않았을 뿐.

      이런 조각들을 맞추다 보면, 다소간의 억지가 있지만서도 이런 결론을 얻기 어렵지 않다. 임명장을 건네신 분의 입장에서 보면...
      ① ‘그때 그 선거’와 ‘재수 있는 분’ 봐주기는 이른바 ‘권력형 비리’가 아닌 셈이다. “큰 권력형 비리라고 할만한 일들이 생겨나지 않았다”고 단정한 걸로 미루어... 그러하니 수사할 필요가 없다는 암시(暗示)?
      ② 따라서 그 사건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는 ‘엄정한 자세’로 임하는 것과 사뭇 다르다. 그저 ‘우리 총장님’이 어떤 목적에선가 ‘권력형 비리’로 부풀렸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괘씸하기 짝이 없다.

      이쯤 되면, ‘섬뜩함이 느껴질지도 모른다. 뻔히 알면서도 “권력형 비리가 없었다”며 “참 고마운 일”이라고 태연작약(泰然雀躍) 할 수 있는 통 큰 뻔뻔함(?)에... 
      또한 말씀과 실천의 전혀 다름에 대해 재차 놀랬을 수도 있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엄정한 자세[수사]를 견지하라고 해 놓고, “하랬다고 진짜 하냐?”는 눈 부라림에... 달리 표현하면 “검찰이 내 손아귀에 있어야 ‘민주개혁’이지, 뭔 수작이야!”는 무언(無言)의 호통에...

      그러나 많은 ‘국민’(國民)들은 섬뜩함과 놀라움 대신에 “피식!”하며 비웃음을 거두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 총장님’ 찍어내기가 심해질수록 그에 비례하여 분노(憤怒)의 비아냥은 높아만 간다고.

      “어찌 ‘그때 그 선거’와 ‘재수 있는 분’ 봐주기뿐이겠나? ‘공수처’(公搜處) 밀어붙이기도 그렇고, 그 이전에라도 석열이를 내치려는 이유야 뻔하지 뭐!” 그래서 그런지...

      한때는 저들 편에 서있었다가 요즈음 어떻게 개명(開明), 즉 바른 눈을 떴는지 옳은 말씀만 계속하는 진짜 ‘진보’(進步)의 목소리에 환호하고 있단다. 그러고 보니 한자(漢字)로는 다르지만 성(姓)도 ‘진’씨네.

      “친문(親文) 측근들이 청와대 안의 공적 감시 기능을 망가뜨려 물 만난 고기처럼 해 드셨다...”
      “인식과 판단, 행동을 보면 일국의 대통령보다는 PK[부산·경남] 친문 보스에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 촛불 덕에 거저 집권하고 야당 덕에 거저 통치하고 있지만, 이미 실패한 정권...”

      언제 적부터 ‘자유대한민국’의 역정을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得勢)한 역사”라고 폄하·비아냥거려 왔다. 그 말씀의 원조(元祖)인 ‘변호인’을 주군(主君)으로 모셔온 분(糞)들이 “적폐 청산”(積弊 淸算)과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짖어대며 ‘진정한 민주주의’를 외쳐 왔다. 드디어 이제사 그 모습과 정체를 확실히·똑똑히 보게 되나보다.

      “정의가 승리하고 기회주의가 열세(劣勢)인 역사”가 펼쳐질 거라고? 꼼수와 어거지가 승리하고 순리(順理)가 외면당하는 본격적인 여정(旅程) 아닌가?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이른바 ‘4+1 협의체’가 다수결(多數決)이란 미명하에  날치기를 해도 괜찮은 민주주의를 말하나? ‘조선로동당’의 보살핌과 주도 하에 ‘조선사회당’과 ‘조선천도교청우당’이 함께 손에 손잡고 인민과 군대를 일사분란하게 이끌어가는 매우 ‘성숙하고 안정된’(?) 정치생태계의 북녘도 ‘민주주의’를 짖어댄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흔히 ‘경험에 의한 학습’의 중요성을 수시로 듣고 봐왔다. 이 나라 ‘국민’(國民)들은 이제 지나칠 정도의 ‘경험’을 해오고 있는 중이다.
      ‘경험에 의해 학습된 자유대한민국 국민’들은 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그렇다. 답은 나와 있지 않은가!

      봄은 이미 가까이 와 있고....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