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8일 항소심 최후진술 "다스, 내 소유 아냐"… 檢, 징역 23년 벌금 320억원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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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전 대통령이 8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검찰이 수십 곳을 압수수색하고 온갖 사람을 조사했지만, 나에게 전해진 돈을 단 한푼도 찾아내지 못한 것은 그것이 사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8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 명박 전 대통령은 이같이 밝혔다. 이날 재판 말미에 최후진술 기회를 얻은 이 전 대통령은 미리 준비해온 글을 담담한 표정으로 읽어내려갔다. 이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발언한 것은 지난해 10월 말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후 약 두 달 반 만이다."검찰, 뇌물 건네진 돈 단 한푼 못 찾아… 정치적 의도로 진행된 재판"이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다스는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는 형님과 처남 김재정이 함께 설립해 30년 넘도록 경영권분쟁 없이 경영해온 회사"라며 "저는 지난 30여 년간 다스 주식을 단 한 주도 가진 적 없고, 당연히 배당금도 받은 적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스가 내 회사라면 사장과 경리책임자가 공모해 20년간 회삿돈을 횡령하도록 관리했겠냐"며 "놀라운 사실은 검찰이 이들의 거액의 횡령 사실을 밝혀내고도 기소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삼성으로부터 다스의 미국 소송비를 대납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그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뇌물이라는 범죄를 만들기 위해 각본을 짜고 그에 맞춰 진술서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이다. 이 전 대통령은 "나는 삼성 회장 이건희를 사면한 것이 아니라, IOC 위원 이건희를 사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 "저는 재임 중 이학수 부회장은커녕 대한민국 어떤 대기업 회장과도 총수와도 단독으로 만난 적이 없다. 이건 철학이었다"고 강조했다.이 전 대통령은 또 삼성 뇌물 관련 핵심증인인 김석한 에이킨검프 변호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사실과, 검찰이 항소심에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증인으로 부르지 않은 사실을 언급했다. 국정원 특활비 수수 혐의와 관련해서도 "대통령이 되어서 국정원 돈을 갖다 쓴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런 개념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이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 도중 간간이 자신을 수사하고 기소한 검사들을 바라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억울한 옥살이는 참을 수 있지만 이명박 정부에 대한 모독은 참을 수 없다"면서 "저와 함께 일한 사람들까지 고통받는 것은 견디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번 수사와 재판이 문재인 정부의 정치적 의도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재판은 이명박 개인에 대한 심판에 머무르지 않는다. 명백한 정치적 의도에 의해 기소된 사건에 대해 이 나라의 정의가 살아있는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MB, 지지자에 농담 건네기도… 항소심 선고 2월19일검찰은 이날 이 전 대통령에게 총 징역 23년과 벌금 320억원을 구형했다. 또 약 163억원의 추징금을 명령해달라고 요청했다. 뇌물수수 혐의 관련 징역 17년과 벌금 250억원, 나머지 혐의 관련 징역 6년과 벌금 70억원이다. 검찰은 "피고인은 다스가 누구 소유인지 묻는 국민을 기만했다"면서 "대통령 취임 전후로는 거액의 뇌물을 수수하고 국민 혈세까지 상납받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많은 진술과 방대한 물증이 피고인 한 명만 가리키고 있음에도 한 건의 사실관계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이 전 대통령은 공소제기된 돈에 대해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면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법률가로서 양심을 걸고 말한다.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을 지낸 피고인 이명박은 무죄"라고 말했다.이 전 대통령은 재판이 끝난 뒤 "검사들도 수고했다"며 검사 한 명 한 명과 모두 악수를 나눴다. 법정을 찾은 한 지지자가 "응원한다"며 손뼉을 치자 "징역 23년 구형받았다고 박수치는 거냐"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은 2018년 10월 법원에 접수돼 지난해 1월부터 1년여 동안 50여 차례의 공판을 거쳤다. 이날 최종변론이 모두 종결됐다. 재판부는 오는 2월19일 항소심 선고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진행된 1심 선고에서 이 전 대통령은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82억원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1심에서 징역 20년에 벌금 150억원, 추징금 약 111억원을 구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