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민간인 신분으로 靑 행정관 만나 논의… 경쟁자 김기현 주요 공약 무산시켜"
  • ▲ 송철호 울산시장. ⓒ뉴시스
    ▲ 송철호 울산시장. ⓒ뉴시스

    송철호 울산시장이 선거 전 청와대에 경쟁 상대였던 김기현 후보의 공약인 산재모(母)병원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발표를 "늦춰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송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와 공약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산재모병원은 전국에 흩어진 산재병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병원이다.

    송 시장과 송병기 부시장은 2017년 10월11일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비서실 정모 부실장의 주선으로 장환석 당시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만나 울산시 산재모병원 예비타당성(예타) 관련 논의를 했다. 

    "이 회동에서 장 행정관이 산재모병원 대신 대통령 공약인 혁신형 공공병원 건립 방안을 제안하자, 당시 민간인 신분이던 송 시장이 '사업을 변경할 수 있도록 예타 발표를 미뤄달라'고 부탁했다"고 한국일보가 6일 보도했다.

    정부는 지난해 5월28일 지방선거를 보름 앞두고 산재모병원 사업의 예타 탈락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경위를 둘러싸고 송 시장 측이 개입해 김 전 시장의 주요 공약을 무산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당시 회동에 동석한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에도 ‘산재모병원이 좌초되면 좋다’는 취지의 글귀가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송 시장 측과 청와대의 사전 조율이 예타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집중적으로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부시장 측 관계자는 예타 결과 발표 연기에 대해 “예타에서 한 번 탈락이 확정되면 다시 심사받는 데 수년이 걸리므로 다른 대안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달라는 취지였다”며 “예타 발표 연기는 울산시에서도 희망하던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국일보가 보도했다. 

    하지만 김 전 시장은 “재직 중에 예타 결과 발표를 미뤄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 권한도 없는 송 시장이 예타를 연기해달라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황교안 "文대통령 빼놓고 설명 안 돼"

    송 시장 측과 청와대의 사전 논의가 울산시장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확산하자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 보더라도 문재인 대통령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가 없다"며 "대통령의 30년지기를 울산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청와대·경찰·울산시청·여당이 총동원됐다. 대통령의 의지와 지시 없이 과연 이런 위험한 일을 모두가 나서서 벌일 수 있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조경태 한국당 최고위원은 "대통령에게 묻겠다. 선거를 앞두고 경찰을 동원해서 또는 청와대의 어떤 권력을 동원해서 역대 정권이 이런 식의 부정선거한 적이 있는가"라며 "‘그동안 잘못했다. 그동안 공정하지 못했다. 그동안 권력을 이용해서 미안하다’ 왜 이런 이야기를 국민들께 못하는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