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호 "조사받으면서 '송병기 수첩' 봤다" 인정
  •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성원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성원 기자

    송철호 시장이 지방선거에서 경선 없이 더불어민주당 단수공천을 받기 6개월 전, 친문 핵심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관련 논의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송 시장 측근인 송병기 울산시 부시장의 업무일지에는 '중앙당과 BH(청와대) 임동호 제거, 송 장관(송철호) 체제로 정리'라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해 울산시장선거 전 송 후보의 당내 경쟁자였다. 이 논의가 이뤄진 때와 장소는 2017년 10월31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 모친의 빈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임 전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그런 내용을 봤고, 일지에는 시간·장소 기록과 함께 참석자로 송철호 시장, 이해찬 대표, 김두관 의원 등 여권 관계자 10여 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고 조선일보에 밝혔다. 검찰은 이 부분을 청와대와 민주당이 선거에 개입한 단서로 보고 수사 중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당내 경선 없이 지난해 4월 송 시장을 후보로 단독공천했다.

    조문엔 靑 박수현·정태호, 與 지도부 '총출동'

    24일 본지 취재 결과, 이 대표 모친상에 문상온 청와대 측 인사는 친문 성향이면서 이 대표와도 인연이 깊은 박수현 전 대변인과 정태호 당시 정책기획비서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에서는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 의장 등 당시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이들은 이때부터 6·13지방선거 승리에 사활을 걸고 준비작업에 착수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이 실제로 수첩에 거론된 '여권 관계자 10여 명'에 해당하는지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후 약 한 달 뒤 송 시장과 함께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고문으로 위촉됐다. KBS는 "이해찬 대표 측은 이에 대해 '상주로서 경황이 없었으며, 당시 상황을 기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송병기 부시장의 수첩에는  '경선을 통해 가야 VIP(문재인 대통령)에게 부담이 없다'는 문구가 있었다고 임 전 최고위원 측은 밝혔다. 주요 참고인조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송철호 시장의 검찰 소환도 가시권에 들어섰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