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권연대·청년당, 50명 집회신고서 제출… 경찰 “제한할 법적 근거 없다”
  • ▲ 국민주권연대와 청년당은 13일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를 겨냥한 '참수 경연대회'를 연다고 예고했다. 이들 단체는
    ▲ 국민주권연대와 청년당은 13일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를 겨냥한 '참수 경연대회'를 연다고 예고했다. 이들 단체는 "내정간섭하는 발언에 항의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 집회를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고 했다. ⓒ국민주권연대 페이스북 캡쳐
    반미·친북성향 단체인 국민주권연대와 청년당이 오는 13일 서울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겨냥한 ‘참수(斬首) 경연대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신문은 11일 경찰 등을 인용해 "국민주권연대와 청년당은 13일 오후 4시부터 서울 종로구 미 대사관 앞에서 '해리스 참수 경연대회'를 연다는 집회신고서를 전날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집회에 참여하겠다고 신고한 인원은 50명으로 알려졌다.

    경찰 “제한할 법적 근거 없다”… 경연대회 아이디어 공모전도

    문제는 이들의 집회를 제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소규모 집회의 경우 금지하거나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집회 신고 명칭이라도 조정할 것을 권했지만, 주최 측에서 거부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돌발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미 대사관과 50m 정도 거리인 서울지하철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 쪽을 집회 장소로 지정했다"고 말했다.

    국민주권연대와 청년당은 이날부터 '해리스 참수 생각 공모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3일 오후 1시까지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아이디어를 받아, 반응이 좋은 제안은 경연대회에서 실제 행동에 옮기겠다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해리스 참수 경연대회’ 포스터를 게시했다. 이 포스터에는 ‘내정간섭 총독 행세, 문재인 종북좌파 발언, 주한미군 지원금 5배 인상 강요’ 등의 문구와 함께 해리스 대사의 사진이 담겼다.

    청년당 측은 “문재인 대통령이 종북좌파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발언이나 내정간섭하는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항의하자는 취지에서 여는 행사”라며 “내정간섭하는 사람들을 두고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말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데 국민의 분노를 보여줘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해리스 대사가) 도망가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국민주권연대는 지난해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결성된 '백두칭송위원회'를 주도한 친북성향 단체다. 청년당은 같은 시기 '위인 맞이 환영단'을 조직한 뒤 '김정은 환영 행사'에 수차례 참여했다.

    행사 주도 단체들… 지난해엔 김정은 訪南 환영행사

    국민주권연대는 2017년 8월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민권연대)·민주통일당추진위원회·좋은대한민국만들기대학생운동본부 등 6개 좌파단체가 연합해 출범한 단체다. 주축이 된 민권연대는 2010년 대법원에서 이적단체 판결을 받고 해산한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를 계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주권연대는 2017년 9월29일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방한(訪韓)을 앞두고 “한반도와 관련한 트럼프 막말에 항의한다”며 미 대사관 앞에서 ‘트럼프 참수 경연대회’를 열었다. 당시 행사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 초상화를 향해 BB탄을 쏘거나 폭죽을 이용해 불태우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다른 친북단체들과 함께 김정은의 서울 답방을 환영하는 행사를 연달아 열어 논란을 일으켰다.

    이들은 지난 10월 주한미대사관저 기습난입사건을 벌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과도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단체는 김정은의 남한 방문을 준비한다며 지난해 11월 ‘백두칭송위원회’를 결성했다.

    청년당은 대진연에 이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청와대 앞 단식농성장에서 ‘맞불농성’을 벌인 바 있다. 청년단은 황 대표가 단식 중 병원으로 이송된 이후인 지난 2일 ‘황교안 구속수사대’라는 산하단체를 만들고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 농성장을 차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