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비서 출신 文정부 실세… 적폐청산TF, 드루킹 사건 등 각종 의혹의 '단골손님'
  • ▲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과 '김기현 하명수사 의혹'을 받고 있는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 ⓒ뉴시스
    ▲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과 '김기현 하명수사 의혹'을 받고 있는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 ⓒ뉴시스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청와대 민정비서관 시절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수사'에 개입한 의혹을 받으며 정국의 핵으로 부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믿음'을 바탕으로 민정비서관직을 수행했던 그가 각종 의혹에 개입한 의혹이 일자 그의 이력이 새삼 주목받았다.

    백 부원장은 지난 1월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민정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전대협에서 활동한 운동권 출신 백 부원장은 대표적 '친노'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 정무비서를 지냈고, 노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17, 18대 총선 경기도 시흥시갑에서 연이어 당선됐다. 하지만 19, 20대 총선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문재인 대통령은 20대 총선 당시 백 부원장을 지원하며 "저 문재인과 아주 오랜 동지"라고 그를 소개했다.

    "이명박은 살인자" 외쳤던 행동파 친문

    백 부원장은 2009년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난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영결식이 진행되던 중 이 전 대통령이 헌화하자 "이명박은 살인자" "사죄하라"며 난동을 부려 경호원들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를 회상하며 "그를 껴안아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백 비서관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민정비서관에 임명되자 '실세 비서관'이라는 말이 그를 줄곧 따라다녔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민정비서관은 대통령의 친인척과 인사관리를 하는 자리인데 그런 자리에 아무나 앉히겠느냐"며 "그런 자리에 가는 것 자체가 이미 대통령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인데, 백 비서관은 그 몇 배의 신뢰를 받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후보 시절부터 모셨는데, 오랜 시간의 믿음만큼 민정비서관에게 중요한 덕목이 또 있나"라고 반문하며 "감성적이고 저돌적으로 일하는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믿음의 상징이던 백 부원장은 최근 민정비서관 재직 시절 벌어진 여러 '권력형' 의혹에 휩싸였다. 백 부원장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의 친구인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비위 첩보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직접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백 부원장의 검찰 소환이 임박했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적폐청산TF 지시, 드러나며 구설… 드루킹 사건으로 또 구설

    게다가 백 부원장은 '유재수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에도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유 전 부시장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감찰 결과 복수의 업체로 부터 자녀 유학비와 차량 등을 제공받은 사실이 드러났지만 갑작스레 감찰이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도 백 부원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갖가지 의혹이 터져나오자 백 부원장은 28일 해명자료를 내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오랫동안 수사나 조사도 하지 않았던 사안을 지금 이 시점에 꺼내들고 엉뚱한 사람들을 겨냥하는 것이 정치적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백 부원장이 구설에 오른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19개 정부 부처 등에 '적폐청산을 위한 부처별 TF(테스크포스)' 구성을 지시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존재감을 알렸다. 자유한국당은 '직권남용' 혐의로 그를 고발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연루된 '드루킹 사건'에도 백 부원장의 이름이 등장한다. 당시 허익범 특검은 '드루킹' 김동원 씨가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통해 "오사카 총영사로 임명해 달라"고 했던 한 변호사를 백 전 비서관이 만난 사실을 확인하고 검찰에 인계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 2월 '증거부족'으로 백 부원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