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 협상 결렬 직후… "북한 도발에는 대비태세" 모호하게 말 흘려
  • ▲ 지난 15일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5일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모호한 답변을 내놓아 파장이 일었다고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 19일 세 번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결렬된 뒤 나온 발언이다.

    통신에 따르면, 현재 필리핀을 방문 중인 에스퍼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올 연말까지 타결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미국은 주한미군 감축도 고려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우리가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을 예측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국무부가 주도한다. 유능한 사람들에 의해 (논의가) 이뤄진다고 확신한다. 진전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부자, 방위비 분담금 더 내야”

    그는 이어 “한국은 부자다.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낼 능력도 있고, 더 내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 이상의 부분은 국무부에 맡긴다”고 답했다. 지난 15일 한국에서 제51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를 진행한 뒤 정경두 국방장관과 공동으로 진행했던 기자회견 때 했던 말과 같다.

    주한미군 감축 관련 질문에 에스퍼 장관이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라고 답변한 내용과, 그 시점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결렬된 직후라는 점 때문에 국내외 언론은 미국이 그동안 절대 부정하던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반면, 미국의 소리(VOA)는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보도했다. 방송은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야 한다”는 에스퍼 장관의 주장을 전한 뒤 “그는 이어 협상과 상관없이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도발에 함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어 “우리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만약 그것이 실패하면 당장이라도 싸울 준비가 돼 있도록 확실히 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 두 가지를 모두 해낼 수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충분히 자신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