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크 차관, 서울서 열린 민관 경제포럼서 발언… "中, 인도·태평양지역 안보 위협"
  • ▲ 지난 7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미경제포럼에서 키스 크라크 美국무부 경제차관과 이태호 외교부 제2차관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7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미경제포럼에서 키스 크라크 美국무부 경제차관과 이태호 외교부 제2차관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이 지난 7일 민관 공동 주최 행사에서 중국을 겨냥해 "인도-태평양지역의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미국 대사관저에서 열린 만찬에서는 한국 통신업체들에 “화웨이 제품을 쓰지 말라”고 요청했다. 화웨이 제품으로 5G 통신망을 구축한 LG유플러스는 행사에 초대받지 못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문화일보·중앙일보·뉴시스 등에 따르면, 크라크 차관은 7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차 한미 민관 합동 경제포럼에서 “중국 공산당이 미국에 적대적이고, 부정적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중국을 강력히 비판했다.

    크라크 차관은 “중국은 미국의 가치에 적대적”이라면서 “그들은 미국·독일·한국의 제조업과 첨단기술 기반을 무너뜨리고, 대규모 지적재산권 침해를 저지른다. 또한 비대칭무기를 이용해 인도-태평양지역의 안보마저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바라는 모습을 바탕으로 중국을 대할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그들을 다뤄야 한다”며 "중국과 거리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라크 차관은 이어 “미국은 한국의 가까운 친구로, 오늘날 한국이 디지털경제·반도체·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전 세계의 부러움을 사는 놀라운 발전을 목격하고 있다”면서 “인도-태평양지역과 그 외의 지역에서 미국이 경제안보를 추구하는 데 한미관계는 핵심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한국도 참여하라는 압박으로 풀이됐다.

    크라크 차관, 美대사관저 리셉션 때 “화웨이 쓰지 마라”

    지난 6일 주한미국대사관저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크라크 차관이 한국 통신업체 관계자들에게 “화웨이 제품을 쓰지 말라”고 요청했다는 중앙일보 보도도 나왔다. 신문은 “이날 리셉션에 크라크 차관 외에 제임스 드하트 미국 국무부 방위비분담금 협상대표와 황창규 KT 회장, SK텔레콤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크라크 차관이 한국 통신업체 관계자들에게 “미국 정부는 화웨이 통신장비에 탑재된 ‘백도어’를 통해 중요한 정보가 중국으로 다 빠져나간다고 의심한다”며 “한국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면 민감한 군사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중앙일보는 당시 리셉션에 참석했던 정치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크라크 차관은 또 황창규 KT 회장과는 단둘이 대화를 나눴다.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다. 또 다른 특이한 점은 이날 리셉션에 LG유플러스 관계자들은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앙일보는 “미국 측이 이날 리셉션에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초청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는 정치인의 말을 전했다.

    LG유플러스는 미국 측의 우려와 요청에도 화웨이 장비를 도입해 5G 통신망을 구축했다. LG유플러스는 미국 측이 강력히 반발한 뒤에야 주한미군기지 주변과 군사보안지역의 통신기지국 장비를 다른 나라 것으로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