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 판단 기준 둘러싼 법리 충돌'권한 행사' 어디까지 형사 책임 대상 되나'권리 vs 권한' 해석 논쟁 재점화법조계 "예측 가능성 훼손 우려""직권남용이 남용되는 구조"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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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위공직자의 직권남용 여부를 둘러싼 사법부의 판단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법원 판단에서는 직권남용을 인정하는 기준이 보다 폭넓게 적용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과거 직권남용 혐의 사건에서는 무죄 판결 비중이 높았던 반면 최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관련 사건 판결을 비롯해 권한 행사 방식이 문제된 사건들에서는 유죄 선고가 이어지고 있어서다.이런 상황에서 양 전 대법원장의 해당 사건 상고심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관련 사건 항소심이 예고되면서 직권남용 판단 기준을 둘러싼 법리 논쟁 역시 다시 주목받고 있다.이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직권남용이 광범위하게 적용되면서 '전가의 보도'로 쓰이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판단 기준이 권한 행사 전반으로 확대될 경우 공직자의 재량 판단 영역까지 형사책임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 ▲ 양승태 전 대법원장. ⓒ뉴데일리DB
◆직권의 외형 어디까지 인정하나…대법원 기준 정립 주목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4-1부(부장판사 박혜선 오영상 임종효)는 지난달 30일 양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관련 사건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직권남용 혐의 일부를 유죄로 인정했다.직권남용은 공직자가 직무상 권한을 일탈 또는 남용했을 때 성립하는 범죄로, 권한 행사와 남용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가 쟁점이다.앞서 1심 재판부는 사법행정권자에게 재판 사무의 핵심 영역에 관여할 권한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직권남용 성립을 엄격하게 해석했다. 재판에 개입할 권한이 없는 이상 직권남용은 당연히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반면 2심 재판부는 판단 기준을 달리했다. 외형상 일반적 직무권한을 행사한 모습이 존재할 경우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직권'은 인정될 수 있다고 봤다. 권한의 형식적 유무보다 실질적 행사 여부에 주목한 것이다.양 전 대법원장 측은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검찰 역시 일부 무죄 판단에 대해 상고장을 제출했다.검찰은 "직권남용의 법리 등에 대해 대법원의 통일된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며 상고 이유를 밝혔다. 직무권한 인정 기준과 관련해 1심과 2심의 판단이 엇갈린 만큼 '권한 행사'의 범위를 어디까지 형사 책임의 대상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사법적 기준 정립이 필요하다는 취지다.이에 조상규 법무법인 로하나 변호사는 "과거에 비해 최근 주요 정치 관련 사건을 중심으로 직권남용에 대해 강하게 처벌하는 분위기로 옮겨온 것 같다"며 "권한을 초과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평가하는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법조계에서는 해당 사건 대법원 판단의 중요성 역시 강조하며 "하급심 판단이 엇갈린 만큼 법리 적용 기준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법리적인 문제를 넘어 사법 체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면서 "대법원이 반성적 고려를 통해 판례 기준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 ▲ 윤석열 전 대통령. ⓒ뉴데일리DB
◆직무상 권한도 '권리'?…"직권남용 해석 기준 엄격해져야"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지난달 16일 윤 전 대통령의 '공수처 체포 방해 및 국무위원 심의권 방해' 혐의 1심 선고기일을 열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당시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탄핵 소추로 인해 권한이 정지된 것이 분명함에도 경호처 소속 공무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또한 일부 국무위원에게만 소집을 통지한 행위가 위법하다며 "소집 통지를 받지 못한 국무위원의 심의권이 침해됐다"고 밝혔다.한편 윤 전 대통령 측은 지난 4일 항소장을 제출하며 법리 다툼을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윤 전 대통령 측은 항소 이유서를 통해 국무위원 심의권이 직권남용죄로 보호되는 '권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이에 직권남용 법리 해석을 둘러싼 논쟁도 다시 제기됐다.서초동의 한 변호사에 따르면 "형법 조문에는 분명히 '권리'라고 규정돼 있음에도 최근 판결에서는 공무원의 직무상 권한까지 포함하는 방식으로 해석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지적이 나왔다."권리와 권한은 법적으로 구별되는 개념"이라며 "이를 동일 선상에서 해석할 경우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예측 가능성과 명확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또한 "현실적으로 '권한 내 행위'와 '남용'을 구별하는 기준은 매우 불명확하다"면서 "공직자의 입장에서는 일을 하면 직권남용, 일을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가 되는 구조가 돼버렸다"고 직권남용에 대한 엄격한 해석 기준의 필요성을 드러냈다.이헌 법무법인 홍익 변호사 역시 "정치적 사안에서 많이 적용됐기 때문에 기소 남용과 폐해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