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교수 2차 조사 15시간 중 10시간 넘게 조서열람… 정치권 '황제소환' '황제조사' 비판
  • ▲ 조국 법무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가 5일 검찰에 재소환돼 조사를 받았다.ⓒ정상윤 기자
    ▲ 조국 법무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가 5일 검찰에 재소환돼 조사를 받았다.ⓒ정상윤 기자
    조국 법무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5일 검찰에 재출석해 15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정 교수는 3일에 이어 두번째 검찰 소환에도 비공개로 출석했다. 특히 정 교수가 2차 소환조사에서 실제 조사를 받은 시간은 3시간도 채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황제 소환'에 이어 '황제 조사'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교수는 5일 오전 9시부터 4일 0시께까지 15시간가량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집으로 돌아갔다. 이날 조사는 첫날 때와 마찬가지로 비공개 진행됐다. 정 교수는 취재진이 대기 중인 검찰청사 1층 출입구를 피해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왔다.

    검찰은 원래 정 교수를 상대로 3일에 이어 4일 이틀 연속 조사를 하려 했으나, 정 교수 측이 건강상 사유를 들어 4일 출석을 거부해 5일에 조사가 이뤄졌다.

    정경심, 3일 이어 5일에도 비공개 소환… 혐의 부인

    앞서 정 교수측 변호인단은 기자들에게 전한 입장문에서 "정 교수는 2004년 영국 유학시절 강도를 피하려다 건물에서 추락해 두개골 골절상을 당해 아직까지 심각한 두통과 어지럼증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날 변호사 입회 하에 장시간 조사를 받은 정 교수는 대부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 교수는 조서 열람에 10시간가량을 할애했고, 2~3시간의 휴식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15시간가량의 검찰조사에서 정 교수가 실제 조사를 받은 시간은 3시간 정도라는 얘기다.

    정 교수는 2017년 5월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되자 사모펀드를 활용해 사실상 직접투자와 차명투자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수사 착수 이후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모씨를 동원해 자택과 연구실에서 사용한 PC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 등도 받는다.

    검찰은 1·2차 조사한 내용을 검토해 보강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후 건강·수사 장기화 우려·구속 수사 필요성 등을 종합해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 ▲ 무소속 이언주 의원.ⓒ뉴데일리DB
    ▲ 무소속 이언주 의원.ⓒ뉴데일리DB
    정치권에선 정 교수의 '황제 소환'에 이은 '황제 조사'를 강하게 비난했다. 검찰의 행태가 법무장관 부인에 대한 '특혜성'이라는 것이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최근 검찰의 '공개소환 전면 폐지'에 대해 "왜 굳이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부터(피의자 공개소환 전면폐지가) 적용돼야 하냐"면서 검찰을 비난했다.

    이언주 "검찰 잘한다 했더니 슬며시 권력 눈치 본다"

    이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피의자 인권보호도 중요하지만 왜 정경심부터여야 하나. 특권과 불공정 아닌가"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이 검찰 보고 잘한다 잘한다 했더니 슬며시 권력 눈치나 보고 말도 안되는 봐주기 수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우리 국민 중 누가 감히 이런 특권적 지위에서 수사를 받을 수 있단 말인가"라며 "법무장관 부인은 마치 국민을 비웃기라도 하듯 특권을 누리며 수사받는 게 검찰개혁이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자신과 가족이 저지른 범죄를 수사하는 데 피의자 인권을 들이대며 살살 수사하라고 하는 법무장관이 검찰개혁 적임자인가"라며 "누가 보더라도 정작 자기가 개혁대상인데 무슨 개혁을 한다고 난리인가. 한마디로 가소롭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