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직격 ⑥ 복면금지법에 분노한 시민들, 중국행 국제열차 파손
  • ▲ 마스크 금지법에 항의하는 뜻으로  '나는 (얼굴을 모두 가려야 하는) 이슬람교 닌쟈다' 라고 써붙인 시위대.ⓒ허동혁
    ▲ 마스크 금지법에 항의하는 뜻으로 '나는 (얼굴을 모두 가려야 하는) 이슬람교 닌쟈다' 라고 써붙인 시위대.ⓒ허동혁
    일명 ‘중국압송악법’이라 불리는 홍콩의 ‘도주범조례’ 파동 관련, 캐리 람 행정장관은 4일 오후 복면금지법을 5일부터 긴급 발효한다고 발표했다. 복면금지법은 시위에서 얼굴을 가리는 물체를 착용한 시위자에게 금고 1년 혹은 벌금 2만5000홍콩달러(한화 약 380만 원)을 부과할 수 있는 법안이며, 종교 및 의학용 사용자와 환자는 제외된다.

    이 소식에 분노한 시민들은 4일 저녁 시내 21곳의 정부시설 및 지하철 역사 그리고 친중 기업 소유 점포 및 은행을 파괴했다. 지난 2일 경찰이 츈완(荃灣)에서 시위대의 가슴에 대고 권총사격을 가한 사건(뉴데일리TV 2일 라이브 방영 https://youtu.be/jbr4dhCoDf4 43:45부터)으로 시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상태여서, 람 행정장관의 발표는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그렇지만 민주파 의원들은 복면금지법 긴급 발효에 대해 다른 우려를 하고 있다. 민주파 계열 공민당 앨빈 융(楊岳橋) 의원은 “홍콩 정부는 비상수단 발동을 통해 정부 권한을 강화시켜는 의도를 갖고 있으며, 복면금지법은 그 첫 단계”라고 법안 긴급발효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 ▲ 불타는 판링(粉嶺)역ⓒ허동혁
    ▲ 불타는 판링(粉嶺)역ⓒ허동혁
    융 의원은 지난 9월 5일 중국압송악법 철회 당시 인터뷰에서 “법안 철회가 승리를 의미하지 않는다. 시민들을 탄압하기 위해 작전상 후퇴를 한 것으로 보인다. 법안 철회로 우선 명분을 만들고, 중국이 주장하는 소위 색깔혁명을 탄압하기 위해 긴급법을 발동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융 의원의 주장에 따르자면, 복면금지법은 정부가 차후 또 다른 탄압 수단을 내밀기 위해 시위대의 파괴 행동을 유도하는 미끼일 수도 있다.

    분노한 시위대는 시위를 벌인 21개 지역 중 14개 장소의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했으며, 이날 처음으로 ‘홍콩독립’ 구호가 등장했다. 파괴 활동이 예고된 장소 중 하나인 중국 선전 국경 인근 셩슈이(上水)에 모인 시위대는 오후 8시부터 셩슈이역과 주변 친중 서점, 중국은행 (Bank of China)을 파괴했다. 그러나 약탈행위는 전혀 없었다.

    시위대는 이후 도보로 남하해 셩슈이역 다음 정거장인 판링(粉嶺)역을 파괴했으며, 이때 판링역에 정차 중이던 홍콩 훙홈(紅磡)발 중국 광저우둥(廣州東)행 열차 Z810호의 유리창을 깨기 시작했다.
  • ▲ 시위대에 의해 파괴된 중국 광저우행 중국철로 소속 국제열차ⓒ허동혁
    ▲ 시위대에 의해 파괴된 중국 광저우행 중국철로 소속 국제열차ⓒ허동혁
    Z810호 열차는 중국철로 소속으로, 중국인 승무원이 탑승하며, 탑승객들은 훙홈역에서 출국 수속을 마친 상태였다. 시위대가 열차 유리창을 깨기 시작하자 승무원들은 급히 승객들이 밖을 못 보게 차단막을 내리고 승객들을 파괴되지 않은 다른 차량으로 대피시켰다. 시위대는 열차가 판링역을 떠나는 순간까지 계속 파손했으며, 그 후 선로에 자전거를 던졌다.

    한편 2일 츈완에서 발생한 경찰의 시위대 총격 사건에 사용된 권총은 38구경 ‘스미스 앤드 웨슨 모델 10’(Smith & Wesson Model 10)으로 알려졌다. 한 전직 경찰관은 이 권총이 살상능력은 없다고 밝혔다. 실제 사건 당시 경찰은 고등학생 시위대의 가슴에 대고 발사했으며, 필자가 관찰한 바로는 이 고등학생은 피를 거의 흘리지 않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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