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6일 세계 최장기 굴뚝농성 모티브, 9월 27일~10월 13일 초연
  • ▲ 왼쪽부터 배우 황순미, 조형래, 이지현, 정혜지, 김상보.ⓒ극단 전화벨이 울린다
    ▲ 왼쪽부터 배우 황순미, 조형래, 이지현, 정혜지, 김상보.ⓒ극단 전화벨이 울린다
    2019년 1월 11일, 426일 동안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의 75m 높이에서 고공농성 중이던 두 노동자 박준호·홍기탁 씨가 마침내 땅을 밟았다. 세계 최장기 굴뚝농성을 이어가며 극한 대치로 치닫던 파인텍 노사 교섭이 1년 2개월 만에 타결된 것이다.

    극단 전화벨이 울린다가 파인텍 굴뚝농성을 모티브로 한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를 27일부터 10월 13일까지 연우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게 마지막이야'는 가동을 중단한 공장의 굴뚝에서 홀로 긴 시간을 보낸 남자와 그를 기다리면서 세월을 흘려보낸 여자의 이야기다. 각자의 어긋난 약속과 기약 없는 기다림을 통해 현 사회에서의 노동의 의미와 사회적 연대를 재고해본다.

    '이반검열', '전화벨이 울린다' 등을 연출한 이연주 작가가 대본을 쓰고, 손배가압류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노란봉투'의 이양구 작가가 연출을 맡았다.
  • ▲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 포스터.ⓒ극단 전화벨이 울린다
    ▲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 포스터.ⓒ극단 전화벨이 울린다
    기획에 참여한 정소은 PD는 지난해 3월 우연히 파인텍 굴뚝농성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양구 작가를 만나 시민들이 '노동'이라는 화두를 자신과 연결짓지 못하고 언제나 타자의 이슈로만 인식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당시 이 작가는 굴뚝에 손편지를 보내는 캠페인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에 기획자는 라디오PD, 노동 르포 작가, 편집 디자이너 등 몇 명의 지인과 함께 '마음은 굴뚝같지만'이라는 이름으로 팀을 꾸려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 목표액 155%를 달성했다.

    제작진은 "노동은 특정 투쟁현장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화두다. 고공농성을 모티브로 하되 투쟁 당사자보다 그 주변인물을 중심으로 그려낸다"며 "사회의 높은 곳에서 파기되는 약속으로 인해 가장 취약한 곳에 위치한 사람들의 더 이상 밀려날 곳이 없는 '고공' 같은 삶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는 이지현, 김상보, 황순미, 조형래, 정혜지 5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오는 28일, 10월 5일과 12일에는 공연 종료 후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