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전문가 “안방보험 정리 마지막 단계 돌입한 것”… "장쩌민파의 몰락" 분석
  • ▲ 지난해 3월 상하이 제1중급법원에서 열린 우샤오후이 재판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3월 상하이 제1중급법원에서 열린 우샤오후이 재판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5년과 2016년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하면서 국내에서도 유명해진 안방보험. 중국 법원이 안방보험의 창업주에게 14조4000억원의 벌금을 추징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중국 언론은 지난 23일 상하이 중급인민법원이 안방보험의 창업주 우샤오후이(吳小暉) 전 총재에 대해 재산 105억 위안(약 1조7700억원)을 몰수하고 불법소득 752억 위안(약 12조6500억원)을 추징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언론은 “사상 최대 벌금”이라고 설명했다.

    안방보험 창업자, 중국사상 최대 벌금형

    중국 언론에 따르면, 우 전 총재가 벌금을 납부하지 못하자 상하이 제1중급인민법원이 2018년 8월20일자로 집행명령을 냈다. 이 명령에 따라 중국 법원은 우 전 총재와 관련이 있는 업체의 재산을 압류하고, 상하이·베이징·항저우 등에 있는 부동산을 차압해 벌금으로 충당하도록 조치했다고 한다.

    우 전 총재는 상하이 제1중급법원으로부터 지난해 3월 자금모집사기죄·직무침해죄 등의 혐의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벌금형은 이에 더한 처벌이다.

    우 전 총재는 덩샤오핑의 외손녀사위다. 2003년 덩샤오핑의 차녀 덩난의 큰딸 덩줘와 결혼했다. 2004년 안방보험을 설립한 뒤 인수합병을 통해 회사를 급속도로 키웠다.

    그러나 2017년 6월 갑자기 당국에 강제연행당하면서 몰락하기 시작했다. 그의 안방보험은 중국 정부가 만든 다자(大家)보험그룹이 지난해 통째로 인수했다.
  • ▲ 2017년 10월 제19차 공산당 대회 당시 후진타오 전 주석, 시진핑 현 주석, 장쩌민 전 주석이 나란히 앉은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7년 10월 제19차 공산당 대회 당시 후진타오 전 주석, 시진핑 현 주석, 장쩌민 전 주석이 나란히 앉은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법원의 이번 판결에 대해 중국경제 전문가는 “중국공산당이 안방보험을 쥐고 있던 파벌의 정리를 마무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기수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 수석연구위원은 “안방보험은 지난해 주식을 모두 정부에 넘겼다”면서 “이번 벌금은 우 전 총재가 숨긴 돈, 남은 돈을 모두 빼앗는다는 의미로 마무리 단계”라고 설명했다.

    김기수 박사 “안방보험 등 中대기업, 실제로는 공산당 귀족 소유”

    김 수석연구위원은 “국내에서는 안방보험을 비롯해 하이난그룹 등을 민간기업이라고 보지만 그건 착각”이라며 “중국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은 창업주가 아니라 개혁개방 시절 권력자들의 후손이 쥐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에 따르면, 이들은 소위 ‘불멸의 중국 8대 원로’와 그 부하들의 자손이다. 8대 원로는 덩샤오핑(鄧小平)·왕전(王震)·천윈(陳雲)·리셴녠(李先念)·펑전(彭眞)·쑹런충(宋任窮)·양상쿤(楊尙昆)·보이보(薄一波)를 말한다. 2012년 2월 블룸버그통신 기사를 통해 이들이 중국의 부를 과점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시진핑의 부친 시중쉰은 2018년 8월부터 이 반열에 올랐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중국 공산당에는 신적 존재인 8대 원로의 후손, 그리고 그 부하들의 자손이 파벌을 이뤄 중국의 부를 장악하고 있다”며 “현재는 그 파벌이 1000개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시진핑이 우 전 총재를 구속하고 안방보험그룹을 공중분해시킨 것도 그가 장쩌민파에 가담해 ‘정적(政敵)’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