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주권'이라더니 31일 또 '대학생 촛불' 폄훼…조정래 "못된 놈들 뭉쳐 죽인 게 노무현·노회찬"
  • ▲ 유시민(60)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8월 31일 '봉하음악회' 대담에서
    ▲ 유시민(60)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8월 31일 '봉하음악회' 대담에서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거취를 둘러싸고 따져봐야 할 건 아직도 팩트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뉴데일리 DB
    유시민(60)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조국(54) 법무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언론과 정치권의 의혹 제기를 '헛소리'라고 했다. 유 이사장은 대학가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촛불집회'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2016년 탄핵정국 때 촛불은 주권재민'이라고 주장했던 유 이사장이 '조국 구하기'를 위해 이중적 행태를 보이는 것은 '위선'이라고 지적했다.

    "억측·짐작으로 위선적이라는 건 헛소리"

    유 이사장은 8월 3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봉하음악회'에서 조정래(76) 작가와의 대담 말미,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거취를 둘러싸고 따져봐야 할 건 팩트에 대한 것"이라며 "이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온갖 억측과 짐작, 추측, 희망사항을 합해 '부적격이다', '위선적이다', '피의자다'라고 하는 건 다 헛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재 조 후보자 일가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과 정치권 등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유 이사장은 "언론 종사자들은 사회 현상을 비판적으로 지적하는 일을 업보로 삼고 있다"며 "조 후보자가 법무장관으로 적합하냐 아니냐를 판단해야 할 때 먼저 사실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 다음에 이 사실을 근거로 한 합리적인 추론이 있어야 하고, 추론 결과에 따라 적합이냐 부적합이냐 결론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런데 지금 조 후보자 청문회 준비팀에서 언론에 제공하는 해명 자료들, 그리고 언론 보도와 제대로 된 폭로도 아니지만 자유한국당 등 일부 야당의 폭로가 계속되고 있고 이런 두 개가 팩트에서 맞서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 결론을 내리기 충분치 않아서 서로 부딪치는 팩트 주장을 청문회에서 해보자고 하는 건데 뭐가 그리 급한가"라고 지적했다.

    "조국 지지를 진영논리 매도, 횡포·선동"

    유 이사장은 조 후보자를 지지하는 것을 진영논리로 매도하는 것은 횡포이자 선동이라고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합리적 추론 등의 과정 없이 '천박하다', '위선자다' 단죄해놓고 조국 편 드는 사람들은 다 똑같고, 진영논리라고 하는 것도 횡포이자 반지성주의,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 후보자가 반드시 법무장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하자가 발견되면 아웃돼야 한다"며 "진영논리를 펴는게 아니라 합리적 논전을 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이 '조국 구하기'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29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조 후보자의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비난하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조 후보에 대한 검찰 수사를 ‘가족 인질극’ ‘저질 스릴러’라고 주장하며 "검찰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심한 오버였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대학생들의 촛불집회를 폄훼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촛불을 들었다고 다 아름다운 건 아니다"면서 "내가 촛불을 들기로 결심했을 때 그 결심을 만들어낸 내 판단은 무엇인지, 어떤 사실에 의거하고 있는지, 확정된 사실이 일부 있다고 할 때 그 사실로부터 내가 내린 결론을 합리적으로 추론해낼 수 있는지 등을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주권재민'이라던 '촛불집회'… "다 아름다운 건 아니다"

    하지만 유 이사장은 2016년 탄핵정국 때는 촛불집회를 '주권재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7년 3월 한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많은 시민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와 대통령 탄핵을 요구했고, 그래서 국회에서 탄핵을 의결했다"며 "이것이 바로 주권재민"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대담자로 참석한 조정래 작가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노회찬 전 의원의 죽음을 거론하며 진영논리를 펴기도 했다.

    조 작가는 조 후보자에 대해 "그만한 인물이 없다"며 "우리는 그런 인물 하나를 만들기 위해 국가, 사회가 많이 노력하고 투자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쓸만한 인물을 못된 놈들이 뭉쳐서 살해한 게 우리 노무현 전 대통령, 노회찬 전 의원 아니냐"며 "조국도 같은 선상에서 그를 버려서는 안 되고, 우리 권한을 위임해도 우리를 속이지 않을 사람이라고 믿고 그를 철저하게 지지하자"고 했다.

    정치평론가 황태순 '황태순TV' 대표는 본지에 "우리가 들었던 촛불은 정의롭고, 대학에서 벌어지는 촛불에는 비판을 가하는 좌파들의 전형적 진영논리"라며 "본인들도 억지주장이라는 것을 알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대담은 한미동맹,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등 다양한 정치·사회 현안에 대해 약 1시간 동안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