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볼펜에 들어가는 베어링이 일제" 시청자들 항의… 공영노조 "선동보도 중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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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간판 뉴스 앵커가 뉴스 말미에 "이 볼펜은 국산입니다"라는 전대미문의 '클로징 멘트'를 남겨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KBS '뉴스9'를 진행하던 김태욱 앵커는 "방송 중에 제가 들고 있는 이 볼펜이 일제가 아니냐는 시청자의 항의 전화가 왔다"며 "이 볼펜은 국산"이라는 쌩뚱맞은 말로 뉴스를 마무리했다.
- ▲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KBS '뉴스9'에서 김태욱(사진 우) 앵커가 클로징 멘트를 하고 있다. ⓒKBS 방송 화면 캡처
KBS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20분쯤 한 시청자로부터 "9시 뉴스 남성 앵커가 '제트스트림(Jetstream)' 볼펜을 손에 들고 있는 것 같다. '제트스트림'은 일본산 볼펜이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요즘 같은 시국에 조심해줬으면 해서 제보한다"는 항의 전화가 걸려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뉴스 제작진이 김태욱 앵커가 들고 있는 볼펜 브랜드를 확인해보니 국내 문구업체인 '모닝글로리' 제품으로 밝혀져 이 같은 내용을 김 앵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튿날 오전, 'KBS 뉴스에 초유의 클로징 등장한 사연' 제하의 기사에서 문제의 클로징 멘트가 나오게 된 사연을 공개한 KBS는 "볼펜도 어느 나라 것인지를 따져가며 써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나 시청자 말씀대로 '요즘 같은 시국'인 만큼, 일단 팩트 여부를 확인 해보기로 했다"면서 "국민의 분노가 KBS의 제보 전화도 뜨겁게 달구고 있다"고 밝혔다.
시청자들 "공영방송이 반일운동 선동… 한심하다"
김 앵커는 이날 "시청자 항의 전화를 받고 일본에 대한 우리 국민의 분노가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스를 지켜본 한 시청자는 뉴스 댓글을 통해 "볼펜이 아니라고 말하는 앵커를 찍고 있는 카메라가 바로 '일제'"라며 "공영방송에서 반일운동을 선동하는 클로징이라니, 나라꼴이 정말 한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시청자는 "'예능'과 '먹방'이나 주구장창 찍어내는 것들이 부끄럽지도 않냐"면서 "대한민국엔 제대로 된 언론이 하나도 없고, 할 말 하는 정치인도 아무도 없고, 시국의 본질을 꿰뚫는 학자도 아무도 없음,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이 외에도 관련 기사에는 "그런 식이면, 카메라, 사진기는 일본산 아니냐? 다 버리고 국산으로 교체해라" "그 볼펜에 들어가는 베어링이 일제다. 이놈아" "일본의 경제제재에 대응하는 수준하고는....한심하다. 정부나 언론이나. 할게 그런 쇼밖에 없는가"라는 등, KBS의 보도 행태를 조롱하고 비판하는 댓글들이 쇄도했다.
공영노조 "방송국에 값비싼 '일제 장비' 많아"
KBS 내부에서도 비판의 소리가 나왔다. KBS공영노동조합(이하 공영노조·위원장 성창경)은 5일 배포한 성명에서 "'KBS 뉴스9'의 앵커가 뉴스 말미 멘트에서 자신이 들고 있는 볼펜이 일본산이 아니라 국산이라고 방송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아무리 시청자 항의 전화가 있어도 그렇지, 이게 공영방송 KBS가 할 내용이냐"고 꾸짖었다.
공영노조는 "보통 클로징 멘트는 앵커가 미리 준비하는 만큼 자신의 볼펜이 일제가 아니라고 설명하는 이런 '쇼 같은 멘트'는 미리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솔한 선동적인 보도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런 논리대로라면 방송국에 고가의 일제 장비(카메라, 편집기 등)가 많다는 사실은 왜 밝히지 않느냐고 지적한 공영노조는 "여당 대표가 일식집에서 '사케'를 주문해 먹었다는 소식이나, 청와대와 정부부처 고위 공무원들이 일본승용차를 타고 다닌다는 뉴스 등은 왜 보도하지 않느냐"며 KBS의 편향적인 보도 행태를 문제 삼았다.
공영노조는 "무분별한 반일 보도는 한일 그 어느 쪽에도 도움이 안 된다"며 "당장 반일 선동보도를 멈추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하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