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F-35 105대 구매 결정… 미국“일본 F-35 파트너국가 참여 어렵다”
  • ▲ 2016년 처음 인수받은 F-35A 전투기 앞에서 포즈를 취한 항공자위대 대원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6년 처음 인수받은 F-35A 전투기 앞에서 포즈를 취한 항공자위대 대원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이 지난 6월 미국 측에 “F-35의 파트너국가(공동개발국)가 되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지만 미국 정부가 이를 거절했다고 미국 군사매체 <디펜스뉴스>가 3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F-35는 미국의 최신 스텔스 전투기로, 일본은 최근 105대의 F-35를 추가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디펜스뉴스는 “스즈키 아츠오 일본 방위성 전력기획국장이 지난 6월18일 엘런 로드 미국 국방부 전력유지획득담당 차관에게 보낸 서한을 입수했다”며 “스즈키 국장은 로드 차관에게 ‘어떻게 하면 일본이 F-35 전투기 핵심 생산국이 될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고 밝혔다.

    스즈키 국장은 서한에서 “일본이 F-35 파트너국가가 되는 것은 (일본의) 선택이라고 본다”며 미국 측에 “파트너국가가 됐을 때의 의무와 권리에 대한 세부정보, 승인 절차와 소요시간, 비용 분담 및 조건을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스즈키 국장은 “미국 측이 관련 정보를 보내주면 내부적으로 검토 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디펜스뉴스는 “로드 차관은 금주 중에 일본 관계자들과 만나 서한에 대한 답변을 할 예정인데, 일본 정부는 그 답변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체 측에서 로드 차관 사무실에 문의한 결과 “일본의 F-35 파트너국가 참여는 어렵다”는 답변이 나왔다고 한다.

    디펜스뉴스는 미국 국방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 “미국 측은 일본을 파트너국가로 동참시킬 경우 F-35 기존의 파트너국가들 사이에서 새로운 긴장이 조성될 수 있고, F-35를 대량 구매한 다른 국가들로부터는 (일본보다) 더 큰 요구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요청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어 “일본의 서한이 도착한 뒤 미국 국방부 내에서 비슷한 논의가 있었으나 일본과 유사한 요구가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전했다.

    F-35 합동개발사무소(JPO)의 브랜디 쉬프 대변인은 “F-35 파트너십 참여는 2002년 7월15일에 종료됐다”며 일본이 새로운 ‘파트너국가’가 될 가능성을 일축했다.
  • ▲ 록히드 마틴의 F-35 생산공장. ⓒ뉴시스 로이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록히드 마틴의 F-35 생산공장. ⓒ뉴시스 로이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일본 요구 수용하면 다른 나라들 비슷한 요구 못 막아”

    디펜스뉴스는 지난 7월17일 미국이 파트너국가 가운데 하나인 터키를 생산공정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다른 국가가 대신 참여할 기회가 생기기는 했지만, 일본에만 참여를 허용할 경우 F-35를 구매한 다른 동맹국들도 같은 요구를 할 것이므로 거절해야 한다는 게 미국 내부 분위기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은 F-35를 개발하면서 몇몇 동맹국과 공동개발 및 생산을 하기로 결정했다. 냉전시대의 F-5와 F-16처럼 동맹국들이 널리 사용하는 스텔스 전투기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2002년 7월15일 참여가 마감됐다는 파트너국가가 바로 이것으로, 영국·호주·캐나다·이탈리아·노르웨이·덴마크··터키가 이에 해당된다. 이 가운데 터키는 F-35 부품 900여 가지를 납품하게 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제 대공미사일 S-400의 도입을 강행하면서 미국 정부와 갈등을 일으켜 파트너국가에서 빠지게 됐다.

    미국은 이들 파트너국가 외에 일부 동맹국에 최종조립공장(FACO)과 창정비(Overhaul)를 비롯한 유지보수(MRO&U) 역할을 맡겼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최종조립공장을 가진 나라는 일본과 호주이며, 유지보수는 일본·호주·한국 업체들이 맡는다.

    한국의 경우 지난 2월 방산업체들이 ‘팀 ROK’라는 컨소시엄을 구성, F-35 유지보수 주체로 지정받았다. 참여한 업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대한항공·LIG넥스원·현대글로비스다. ‘팀 ROK’는 앞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F-35 정비 가운데 항공전자장비, 기계 및 전자기계, 사출 등 3개 분야의 정비를 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