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판문점회담 후 北 반응 보도… 주민들 "조선반도 운명, 트럼프 손에 달려"
  • ▲ 북한 선전매체들은 지난 1일 판문점 남북미 정상 간의 만남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 선전매체들은 지난 1일 판문점 남북미 정상 간의 만남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뒤 북한매체들은 1일부터 ‘최고존엄’을 찬양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 특히 젊은 세대는 김정은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을 더 높게 평가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북한 젊은층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판문점으로 불러낸 것에 주목했다. 지난 1일 이 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 소식통은 “오늘 <노동신문>을 비롯한 선전매체들이 ‘적대와 대결의 산물이었던 판문점에서 조·미 최고수뇌분들이 역사적인 상봉을 하였으며, 미국 현직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북한) 영토를 밟는 역사적 순간이 기록됐다’며 수십 장의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베트남에 이어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만나는 사진을 본 북한 젊은이들은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사업으로 성공한, 타고난 경제전략가로 알았는데 ‘최고존엄’인 원수님을 갑자기 판문점으로 끌어낸 것을 보니 뛰어난 정치전략가”라고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소식통은 또 “지난해 1차 미북 정상회담 직전에는 최고존엄이 스스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게 만들더니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는 영변 핵시설을 폐기할 결심을 이끌어내지 않았느냐”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완전히 포기하도록 압박하는, 뛰어난 정치셈법을 구사하는 전략가”라고 높게 평가했다.

    소식통은 “지금도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경제제재로 우리(북한)가 완전한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압박하면서도 최고존엄과는 ‘친구 사이’라며 평화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수완을 보인다”며 “판문점에서 갑작스럽게 열린 미북 정상회담은 결국 조선반도의 운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손에 달렸다는 걸 보여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의 다른 소식통은 “요즘 당 간부와 주민을 대상으로 한 강연회에서 ‘최고존엄이 역사의 방향타를 억세게 틀어쥐고 자주시대의 흐름을 주도하는, 세계정치의 거장’이라고 선전하지만, 주민들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의 운명은 미국 대통령이 좌지우지한다는 것을 상식으로 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최고존엄이 미국 대통령의 제안을 받은 지 하루 만에 그를 만나려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 남측 지역까지 갔다는 것만 봐도 초강대국인 미국 대통령의 힘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