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이념보급회·연세대학교 이승만연구원 공동주최… 이승만 초기 저작 재조명 세미나
  • 18일 서울 정동제일교회에서 건국이념보급회와 연세대학교 이승만연구원의 공동 주최로 ‘이승만 포럼 100회 기념-이승만 초기 저작의 재조명’이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열렸다. ⓒ 이기륭 기자
    ▲ 18일 서울 정동제일교회에서 건국이념보급회와 연세대학교 이승만연구원의 공동 주최로 ‘이승만 포럼 100회 기념-이승만 초기 저작의 재조명’이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열렸다. ⓒ 이기륭 기자
    ‘이승만포럼’ 100회를 맞아 건국대통령 이승만의 초기 저작을 재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승만의 초기 저서들을 통해 당시 시대상을 되짚어보고, 그의 정신세계를 확인하자는 취지다.

    18일 오후 서울 정동제일교회에서 건국이념보급회와 연세대학교 이승만연구원 공동 주최로 ‘이승만포럼 100회 기념-이승만 초기 저작의 재조명’이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열렸다.

    이승만포럼은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인물탐구를 비롯해 당시 시대상, 그와 관계된 인물 등 다양한 주제로 2011년 3월 이후 매달 학술강연을 연다. 이번 달로 100회를 맞았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승만의 초기 저작인 <청일전기> <체역집> 등에 대한 학술발표와 이를 통한 이승만의 정신세계를 재조명했다.

    오영섭 연세대 이승만연구원 연구교수, 허경진 연세대 객원교수, 정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표자로 나섰고, 김현철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최연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학은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사회는 김명섭 연세대 이승만연구원 원장이 맡았다.

    인보길 이승만포럼 공동대표, 신철식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장, 김효선 이승만포럼 사무총장, 남종우 전 인하대 부총장, 이영일 전 국회의원, 이도형 전 <한국논단> 대표, 이상우 전 서강대·한림대 총장을 비롯해 일반 시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김명섭 연세대 이승만연구원장은 “이승만포럼 100회를 맞아 100여 년 전 쓰인 이승만 초기 저작 재조명을 통해, 그의 정신세계를 들여다볼 기회를 마련했다”며 “세미나에서 우리가 이승만 대통령의 저작을 놓고 자유롭게 비판과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그의 근간정신으로 기틀 잡힌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 안이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승만 대통령, 국민 계몽과 애국정신으로 옥중 집필

    이날 세미나는 이승만이 한성감옥(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번역한 <청일전기>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됐다. <청일전기>는 1894~97년의 동아시아 국제관계사 전반을 다룬 <중동전기>의 일부를 이승만이 우리말로 번역한 책이다.

    이승만은 한국이 일본에 주권을 빼앗긴 근본 원인을 ‘국민이 세계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어리석은 상태로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이승만은 국문으로 번역한 <청일전기>를 통해 국민 누구나 국제관계에 관한 지식을 가질 수 있게 하고자 했다.

    오영섭 교수는 “(<청일전기>를 통해) 이승만 대통령이 내세운 ‘국가가 바로 서려면 국민교육이 우선돼야 한다’는 선각자적 정신을 확인할 수 있다”며 “그는 책·연설·담화 등을 통해 국민을 직접 계몽하려는 국민민주주의를 신봉하고 있던 인물”이라고 평했다.

    허경진 교수는 “이승만 대통령이 한성감옥에서 지은 시(詩)에서도 그의 애국정신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1899년 고종을 폐하려 한다는 음모에 연루돼 한성감옥에 투옥됐다. 그는 수감된 5년7개월간 작성한 한시(韓詩)를 모아 <체역집>으로 펴냈다.

    허 교수는 “(<체역집>에서는) 정부가 내린 판결에 따라 감옥에 있지만, 나라를 구하겠다는 마음마저 바뀌지는 않았다는 자부심을 엿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체역집> 마지막 시 ‘푸른 옷을 입고 노역에 나가다’의 마지막 구절인 ‘차라리 죽을지언정 초심을 지키리라’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승만 초기 저작들, 문화재로서 가치 있어

    정인섭 교수는 1910년 이승만의 미국 프린스턴대 국제법 박사학위 논문인 ‘미국의 영향을 받은 중립론'으로 그의 경제관을 설명했다. 학위논문은 애덤 스미스의 ‘자유통상’을 기반으로 한다. 이 대통령의 ‘3대 자유수호 정신’ 중 하나인 자유시장경제와, 각국의 자유로운 무역거래를 주장하는 자유통상은 같은 맥락이다.

    정 교수는 “이승만 대통령의 박사논문은 법학 또는 정치학 전공자들에게는 큰 역사적 의미를 지닌 문헌”이라고 말했다. 이승만 박사논문은 조선인이 서양의 대학에서 취득한 첫 번째 박사학위 논문이자, 미국 대학 출판부에서 조선인을 필자로 발간된 최초의 학술서다.

    김명섭 원장은 “이승만 대통령의 초기 저작들은 일종의 문화재로, 그의 정치 평가와 관계없이 소중한 유산”이라며 “다방면으로 문서를 남긴 이승만 대통령 덕에 우리는 그 당시의 시대상을 면밀하게 되짚어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