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학창 시절은 지옥 같았다" 네티즌 A씨 "잔나비 멤버가 학폭 가해자" 폭로
  • ▲ 5인조 록밴드 잔나비. ⓒ잔나비 인스타그램
    ▲ 5인조 록밴드 잔나비. ⓒ잔나비 인스타그램
    5인조 록밴드 '잔나비(Jannabi·사진)' 멤버 중 일부가 '학교 폭력(학폭)' 가해자로 지목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 한 네티즌은 커뮤니티 게시판 '네이트 판(pann.nate.com)'에 '잔나비 멤버에게 당했던 학교 폭력을 밝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고등학교 시절 잔나비 멤버로부터 '학폭'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 네티즌(A씨)은 "잔나비 음악을 좋아했고, 대부분의 멤버가 같은 분당 출신이라 나름 뿌듯한 마음이 들었는데, 멤버 한 명 한 명을 검색하다보니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했던 가해자가 포함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어느새 팬이 되었고 한 명 한 명 알고 싶어 검색을 하다가 설마, 설마…, 생각이 들면서 손과 등은 식은 땀으로 젖고, 숨이 가빠졌어요. 멘탈이 강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마음 속엔 아직 상처 많은 학창 시절의 제가 아파하고 있었고, 그동안 꼭꼭 감춰두기만 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잔나비 멤버로 인해 말이죠."

    학창 시절 다른 친구들보다 말이 살짝 어눌한 아이었다고 자신의 모습을 회상한 A씨는 "(이러한 이유로) 11년 전 많은 괴롭힘과 조롱거리로 학창 시절을 보내야했다"면서 "특히 나의 반응이 웃기다고, 재미있다고 라이터를 가지고 장난치고, 비닐봉지를 얼굴에 씌우고 내 사물함에 장난쳐 놓는 건 기본이고 너와 그들(같은반 사람들)의 웃음거리로 지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잔나비 멤버를 포함한 가해자들의 학대로 인해 그들이 근처에서 손을 들기만 해도 나에게 무슨 짓을 할 것만 같아 움찔할 정도가 됐었다"고 토로했다.

    "아무 것도 안했는데 왜 그러냐며 그걸 즐기기도 했잖아요. 그냥 무시하고 내버려 두지. 왜 나약한 나를 괴롭혔는지, 그게 뭐가 그리 재미가 있었는지 정말 원망스러워요. 항상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조심히 다녔고, 눈이라도 마주칠까 땅만 보며 다닌 기억뿐이네요."

    '학폭' 피해로 큰 상처를 입은 뒤 사람이 무서워져 정신과 치료도 받고, 급기야 전학을 가는 선택을 해야했다고 밝힌 그는 당시 있었던 일들을 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 뒤로 세상과 단절된 상태로 치유에만 신경을 쓰며 지냈는데, 잔나비의 음악을 듣고 이 밴드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며 "결과적으로 학폭 가해자가 만들고 연주하는 음악을 듣고 감동을 받은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져 눈물이 흐르고 헛구역질도 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 시절 그 친구와 그 친구들은 철없이 생각없이 그럴 수 있었겠지만, 당신이 장난삼아 던진 돌이 한 사람의 학창 시절과 인생에 엄청난 아픔을 주고 트라우마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며 "이번 기회에 (그들이) 이 점을 뼈져리게 느끼고 경각심을 갖고 배웠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한 "만나서 사과하겠다는 생각은 절대로 하지말라"며 "그 시절 나에게 했던 언행과 조롱, 비웃음을 난 죽어서도 용서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많은 분들이 '인증'을 하라고 하는데 당시 반년간 입었던 이매고등학교 교복에 대해선 상세히 말할 수 있다"며 자신이 1학년일 때 남색 넥타이와 흰색 명찰을 착용했는데 당시 2학년은 빨간 넥타이과 갈색 명찰을, 3학년은 초록 넥타이를 착용했었다고 설명했다.

    잔나비는 분당 출신인 최정훈(보컬), 김도형(기타), 유영현(건반), 장경준(베이스)에 함양 출신인 윤결(드럼)이 가세해 결성된 5인조 록밴드. 2014년 디지털 싱글 '로켓트'를 내고 가요계에 데뷔했다. 4명이 같은 동네 출신이고 5명 모두가 92년생 동갑내기들이라 팀워크와 호흡이 좋기로 소문난 밴드다.

    ▲보컬을 맡은 최정훈은 서현중학교와 야탑고등학교 ▲기타를 치는 김도형은 매송중학교와 이매고등학교(성지고등학교 전학) ▲건반을 맡은 유영현은 매송중학교와 이매고등학교 ▲베이스를 치는 장경준은 서현중학교와 분당중앙고등학교(성지고등학교 전학) ▲드러머 윤결은 함양고등학교를 각각 졸업했다.

    다음은 네티즌 A씨가 네이트 판에 올린 '학폭' 피해 호소문 전문.

    먼저 이 글에는 어떠한 과장이나 허위 사실이 일절 없다는것을 말씀드립니다.

    Bullying 이란 단어가 무슨 뜻인줄 아시나요? 학교폭력이라고 하기도 하나요?

    난 11년전 이매고에서의 봄, 여름 동안 지옥같던 학창시절의 악몽을 잘 견뎌냈고 잊었다고 생각했어요.

    음악에 위로도 받고 의지하며 견뎌왔고 1~2년 전부터 좋은 감성의 노래들이 자주들려서 관심을 갖고 그들의 음악을 듣고 있었어요.

    잔나비라는 밴드의 음악 참 좋더라구요. 저는 어릴 때부터 밴드음악을 좋아했고 다양한 밴드음악을 들으며 자랐고 이 밴드의 매력에도 빠지게 됐어요.

    어느날 스페이스 공감과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시청했는데 잔나비편이 인상적이었어요.

    음악도 좋고 관심이 생겨 검색을 해보니 대부분의 맴버가 같은 분당 출신이란걸 알았죠.

    우리 지역 출신의 이런 밴드가 있다는게 나름 뿌듯한거 있죠? 리버풀의 비틀즈 같이요. 제가 자주 가는 음악페스티벌에도 꾸준히 나오고 이제 방송에도 많이 나와 반가웠어요.

    어느새 팬이 되었고 한명 한명 알고싶어 검색을 하다가 설마..설마.. 생각이 들면서 손과 등은 식은 땀으로 젖고 숨이 가빠졌어요. 멘탈이 강해졌다고 생각했는데..마음속엔 아직 상처많은 학창시절의 제가 아파하고 있었고 그동안 꼭꼭 감춰두기만 했었다는걸 알게 됐어요. 잔나비 멤버로 인해 말이죠.

    나는 다른 친구들보다 말이 살짝 어눌한 아이었어요. 11년 전 나는 많은 괴롭힘과 조롱거리로 학창시절을 보내야했죠. 기억나요? 나의 반응이 웃기다고, 재미있다고 라이터를 가지고 장난치고, 비닐봉지를 얼굴에 씌우고 내 사물함에 장난쳐 놓는 건 기본이고 너와 그들(같은반 사람들)의 웃음거리로 지냈었어요. 내 근처에서 손을 들기만 해도 나에게 무슨 짓을 할것만 같아 움찔 할 정도였으니까요.

    아무것도 안했는데 왜그러냐며 그걸 즐기기도 했잖아요. 그냥 무시하고 내버려 두지왜 나약한 나를 괴롭혔는지 그게 뭐가 그리 재미가 있었는지 정말 원망스러워요. 항상 눈에 띄지않기 위해 조심히 다녔고 눈이라도 마주칠까 땅만 보며 다닌 기억뿐이네요.

    저는 정신적으로 크게 상처를 입고 사람이 너무 무서웠어요. 교육청을 비롯해 다양한 곳에 민원과 투서를 넣으려다 이미 난 상처를 입고 다쳤는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나 싶었어요. 내가 도망가야만 했죠. 도저히 그 학교를 다닐 수가 없어 전학을 가고 정신 치료도 받으며 견뎌내고 잊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 뒤로는 세상과 문닫고 치유에만 신경쓰며 지냈구요. 이런 사람이 만들고 연주하는 음악을 듣고 감정을 느끼고 감동을 받았다는 것에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지며 눈물이 흐르고 헛구역질도 났어요. 그런 것도 모르면서 응원하고 사랑을 주는 대중들에게도 괜한 원망과 분노를 느끼기도 했구요.

    맞아요. 그 시절 그 친구와 그 친구들은 철없이, 생각없이 그럴 수 있었을거에요. 하지만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당신이 장난삼아 던진 돌이 한사람의 학창시절과 인생에 엄청난 아픔을 주고 트라우마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면 좋겠어요. 이번기회에 이걸 뼈져리게 느끼고 경각심을 확실히 갖고 배웠으면 좋겠어요. 훗날 본인의 자녀 혹은 가족에게 절대 그런 짓을 하지 못하도록 교육하여 나같은 사람이 다시는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런 글을 쓰게 되었어요.

    그 시절 나에게나 하던 언행과 조롱 비웃음을 난 살아서도 죽어서도 용서 할 생각이 없습니다. 사과를 하겠다해도 만날 생각도 없고 진심이 느껴지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에야 많은 대중에게 노출이 되어 큰일났다고만 생각들테니 말이에요.

    만나서 사과하겠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마세요. 이런 밴드가 내가 사는 지역의 홍보대사가 되고 각종 공중파 방송과 광고, 음악패스티벌, 길거리, 카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나에겐 정말 큰 고통이고 다시 악몽이 시작되는 것 같아서 많이 힘이 들어요.

    이제 나이가 든 성인이지만 그땐그랬지 하며 넘어 갈 수가 없는 게 이런 트라우마 같아요. 이런 내 자신도 참 나약하구나 싶고 미워지네요. 내가 바라는 건 평생 뼈저리게 반성하며 이런 일이 두번다시 일어나지 않게 노력해주세요.

    이 글을 보고 억울함을 느끼나요? 본인은 주범이 아니라 한 무리의 종범이었다 말하고 싶은가요? 아니요..그렇지 않다는 건 본인이 제일 잘 알거에요. 그리고 2010년 2월 쯔음, 마지막으로 이매동 근처 모 교회에서 마주쳤던걸 기억하나요? 그때 인륜적인 도리를 다하고 사과라도 했다면..내가 이런 글을 적을 일도 없었을 거에요. 제 이름을 부르며 아는 척 친한 척 했을 때 너무 위선적이었어요. 그래서 그때의 난 또 다시 도망을 갔어요. 무서웠거든요.

    이 글이 너의 현재와 미래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지만 남을 아프게 한 과거를 가지고는 절대 행복할 수 없다는 걸 깨우치면 좋겠어요. 너 스스로도 잘 알거에요. 내가 당하고 받은 아픔을 과장 없이 적은 이 글에 대해 어떠한 반박도 할 수가 없다는 걸.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작은 존재일 뿐인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픈 과거와 상처를 한 번 더 상기시켜며 이렇게 글을 적는 것 뿐이네요.

    어디에 말을 해야할지 관심종자로 보여 전하고자 하는 게 퇴색되진 않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판에 글을 적게 됐네요. 이런 제 모습도 스스로 부끄러워지구요.. 가수는 노래제목따라 간다고 하죠.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이제 남는 건 볼품없을, 부끄러운 자신만 남겠네요.

    많은 분들이 인증을 하라고 하시는데 제가 1년도 입지못한 교복이 지금 없지만 당시 반년간 입었던 교복에 대해 상세히 말할 수 있습니다. 이매고는 학년별로 넥타이와 명찰색이 다릅니다. 제가 1학년일때는 남색넥타이-흰색명찰이었어요. 그 위가 빨간넥타이-갈색명찰, 그 위가 초록넥타이에 명찰색은 기억이 잘 안납니다. 이 색 루틴이 매년 돌고 도는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전 전학을 가서 졸업 앨범은 없습니다. 그리고 티비에 나오는걸 보고 왜 모르냐 하시는데 죄송하게도 당시 한 명 한 명 집중해 보지 못했습니다. 스쳐봤더라도 그 친구라고는 꿈에도 몰랐으니까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저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