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주장에 가세해 내정간섭… 한국당 "기쁨조 운영하는 북한이 '여성' 운운" 비판
  • ▲ 자유한국당 여성의원들이 (송희경, 박순자, 박인숙, 김승희, 김정재, 윤종필) 1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죽이기 여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여성의원들이 (송희경, 박순자, 박인숙, 김승희, 김정재, 윤종필) 1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죽이기 여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이종현 기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에 민주당은 물론 북한도 '발끈'했다. 민주당 소속 여성의원들이 "여성모독 발언을 한 나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한 데 이어 북한매체 '우리민족끼리'도 "이런 수준의 인물(나경원)은 원내대표는 고사하고 정치인 자격도 없다"고 힘을 보탰다. 이에 자유한국당 여성의원들은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이다.

    김정재·송희경·박순자·박인숙·김승희·윤종필 등 한국당 소속 여성의원들은 1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발적 말실수 하나로 야당 원내대표의 인격을 말살하는 여당의 '야당 죽이기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며 "제1야당을 '도둑놈'이라고 했던 여당 대표 언행은 안 보이느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한국당 여성의원 일동 성명'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물의를 빚은 말실수에 대해 즉각 사과를 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본질을 흐리고 말실수를 왜곡, 확대재생산하며 불필요한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이는 야당 원내대표를 죽이기 위한 치졸한 정치행태이자 정쟁용 프레임 짜기"라고 비판했다.

    "말실수 왜곡... 본질 흐리고 확대재생산" 

    '달창' 논란은 지난 11일 불거졌다. 이날 대구에서 열린 한국당 주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4차 장외집회에 참석한 나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과정에서다. 나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취임 2주년 대담에서) KBS 기자가 '독재자' 표현에 대해 물었다가 '문빠' '달창'들에게 공격당했다"고 말했다.

    '달창'은 문 대통령 지지자를 속되게 지칭하는 온라인 용어로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과 비슷한 표현 중 하나다. 과거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스스로 '달빛기사단'이라고 칭하자 이에 반대하는 온라인 유저들이 '달빛창녀단'이라고 비꼬면서 등장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나 원내대표는 같은날 저녁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돌려 "오늘 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칭하는 과정에서 그 정확한 의미와 구체적 유래를 모르고 특정 단어를 쓴 바 있다. 결코 세부적인 그 뜻을 의미하기 위한 의도가 아님을 말씀드리며,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써서 논란을 일으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 ▲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가 15일 오후 국회본청 앞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망언 규탄 및 사퇴촉구 집회를 하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가 15일 오후 국회본청 앞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망언 규탄 및 사퇴촉구 집회를 하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종현 기자
    "민주당 여성의원들, 미투 땐 침묵하더니"

    범여권 관계자들은 곧장 "나경원 원내대표는 사퇴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이 여성비하 표현이라는 것이었다.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13일 국회에서 성명을 내고 "입에 담지 못할 역대급 막말을 하고서도 용어의 뜻을 몰랐다며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 " 자질이 의심스럽다" "예의가 없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15일에는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가 오후 2시 국회 본관에서 '나경원 망언 규탄집회'를 예고했다. 민주당 보좌진협의회는 이날 집회에 "여성보좌진은 한 명도 빠짐없이 참석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당 여성의원들은 "이는 한국당을 반 여성정당으로 몰고가려는 프레임 짜기"라고 지적했다. 

    한국당 여성의원 일동은 "급기야 대통령까지 나서서 나경원 원내대표 말실수를 물고 늘어졌고, 곧바로 민주당 의원들의 공세가 시작됐다"며 "민주당 여성의원들은'미투'사건엔 말 한마디 못하더니 '달창' 한마디에 '욕쟁이 아줌마'라며 야당 원내대표에 대한 인격모독까지 망설이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나경원 때문에 남조선 분노" 거들고 나선 北 

    주목할 점은 15일 북한까지 나서서 나 원내대표의 '달창' 표현과 관련해 견해를 밝히며, 사실상 민주당 편에 서서 나 원내대표를 공격했다는 점이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5일 "달창은 '달빛기사단'을 칭하는 진보경향 여성들을 성적으로 비하하기 위해 극우매체 일베가 만들어낸 줄임말"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를 몰랐다는 것은 '가마 속의 삶은 소대가리도 양천대소할 일"이라며 "이런 자가 원내대표니 수하졸개들이 막말을 거리낌 없이 내뱉는 것이다. 지금 남조선 각계에서는 나 원내대표를 두고 '막말 제조기 홍준표를 연상케 한다'며 분노를 금치 못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최고지도자를 위한 기쁨조 운영도 마다않는 북한정권이  '거짓말' '막말' '철판' '진보여성' 등을 운운하는 게 모순"이라고 일갈했다. 또 민주당을 향해서도 "여권 인사들의 언행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고 찍소리 못하는지..."라고 지적했다. 

    최근 민주당은 이해찬 당대표의 '보수 궤멸, (한국당)도둑놈들' 발언에 이어 우상호 의원의 "나경원 미친 것 같다" 등의 발언으로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또 홍영표 전 원내대표는 "제대로 교육을 못 받아 청년이 미개하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고, 설훈 의원은 "임이자 의원 처음에 남자인 줄" 등의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