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단 9일 미국방문…美 "중국 태도 바꾸면 상황 달라질 것” 최후 통첩
  • ▲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임명 당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의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임명 당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의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에 “대중국 관세를 현재의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을 때만 해도 미국은 물론 중국 금융가는 긴가민가했다. 그러나 지난 7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관세 인상을 발표하자 중국은 물론 세계 증시가 출렁거렸다.

    상하이 주가 5.58% 급락…트럼프 트윗 효과

    트럼프 대통령이 5일 올린 트윗은 “무역협상을 계속하는데 중국이 재협상을 시도하면서 타결이 너무 느려졌다. 중국은 2000억 달러 상당의 대미 수출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내는데 10일부터 25%로 오를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내용이 알려진 뒤 6일 중국 상하이 증시는 전일 대비 5.58%, 선전 증시는 5.94% 급락했다. 홍콩 항셍지수조차 2.95% 떨어졌다. 그럼에도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에 올린 대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팽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중국과 무역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고강도 압박을 가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채드 바운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의 주장을 소개하며 ‘국내용 멘트’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튿날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10일 자정을 기해 중국제품 2000억 달러 상당에 대해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우리는 지난주에 중국이 약속을 어기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우리가 보기에 중국과 했던 약속이 후퇴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그러나 중국이 어떤 약속을 어겼는지, 협상의 어떤 대목이 후퇴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저 “중국과의 합의 형태와 수정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고만 설명했다.

    미중 환율전쟁 발발 가능성 9일 판가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이어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공식 발표가 나오자 미중 무역분쟁이 끝나기는커녕 환율전쟁으로 비화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 ▲ 지난 4월 초순, 미국을 찾은 류허 중국 부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옆에 앉은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4월 초순, 미국을 찾은 류허 중국 부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옆에 앉은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중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는 지난해 양국 간 관세인상조치가 나올 때부터 제기됐다가 10월 하순부터 서로 대화로 해결하려는 모습이 보이면서 잦아들었다. 그러나 6개월 만에 다시 환율전쟁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미중 환율전쟁이 일어나면 어차피 승리는 기축통화 발권 권한을 가진 미국에 돌아간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주변국들의 피해가 극심해진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부터 노골적으로 ‘달러화 강세’에 불만을 표했다. 이에 따라 대중 무역수지 적자를 줄인답시고 위안화 환율을 대폭 끌어올릴 경우 중국을 생산·조립기지로 이용하던 기업들은 원가 급등으로 큰 피해를 보게 된다. 즉 중국에 이어 피해를 보는 곳은 한국이라는 뜻이다.

    물론 아직 미중 환율전쟁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관세 인상을 예고하는 동시에 오는 9일 류허 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대표단이 미국에 올 것이고, 이들과 무역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태도 변화가 있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미중 환율전쟁이 일어날지 여부는 9일 협상에 달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