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진술서 입수해 보도… 함석헌·이해찬·김부겸·신계륜 등 행적 언급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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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980년 ‘서울의봄’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사령부에 운동권 동료들의 이름과 행적을 자백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유 이사장이 최근 “계엄사령부 조사 당시 구타를 당하면서도 비밀조직(동료)은 노출 안 시켰다”고 말한 것이 ‘거짓말’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당시 유 이사장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친필 진술서까지 공개돼 유 이사장은 당장 ‘배신자’ ‘거짓말쟁이’ 논란에 휩싸였다.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2일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980년 '서울의 봄'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유 이사장은 앞서 지난 20일 KBS 예능 프로그램 ‘대화의 희열2’에 출연해 “1980년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합수부) 조사 당시 구타를 당하면서도 비밀조직은 노출 안 시켰다”고 주장했다.유 이사장은 “뜻밖의 글쓰기 재능을 발견한 곳이 합수부”라며 당시 상황을 밝혔다. 유 이사장은 “(진술서를 쓸 때) 누구를 붙잡는 데 필요한 정보 이런 것, 우리 학생회 말고 다른 비밀조직은 노출 안 시키면서 모든 일이 학생회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썼다”며 “진술서를 쓰고 있으면 안 때리니 밤새 썼다”고 회고했다.하지만 유 이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이 ‘거짓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유 이사장의 친필 진술서 내용을 지목하며 “스물한 살 재기 넘치는 청년의 90쪽 자필 진술서가 다른 민주화 인사 77명의 목을 겨누는 칼이 되었고, 이 중 3명은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의 24인 피의자가 됐다”고 폭로했다.‘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은 1980년 당시 신군부 세력이 “5·18광주민주화운동이 북한의 사주를 받은 ‘김대중 일당’의 선동에 의해 시작된 것”이라며 군사재판에 회부한 사건이다. 심 의원은 1980년 6월 말 이 사건의 피의자로 체포돼 중앙정보부에서 고문을 받았다. 당시 심 의원은 서울대 총학생회장, 유 이사장은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이었다. “당시 유 이사장의 진술서가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의 1, 2심 판결문에서 증거로 적시됐다”는 게 심 의원의 주장이다.심 의원은 “유 이사장은 역사적 진실을 예능으로 왜곡해선 안 된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서마저 거짓을 역사적 사실로 왜곡하는 모습을 보고 진실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토로했다.실제로 <일요신문>이 25일 단독입수해 공개한 유 이사장 친필 진술서에 따르면, 유 이사장은 운동권 동료들의 이름과 행적을 자세하게 기록했다. dl 기록에서 유 이사장은 “일전에 미처 진술하지 못한 사항이나 잘못된 사항, 불명확한 사항을 상세히 잘못을 수정하고 명확하게 진술코자 한다”고 서술했다.진술서에서 유 이사장은 ‘고 김상진(유신체제와 긴급조치에 항거해 할복자살한 민주화운동 인사) 추모식에 김대중 참석 여부’와 관련한 수사관의 질문에 “김대중이 함석헌과 함께 참석했다. 조위금 20만 원을 심재철에 교부하고 조사했다”며 “학생들이 ‘김대중 만세’ 등 구호를 외치며 상당히 과열된 분위기였다”고 진술했다.또 이해찬 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름을 언급하며 “음향시설 철거문제로 한 복학생과 다퉜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복학생이 바로 학기 초부터 민청협 회장이고, 김대중 씨와 관계한다고 소문이 돌던 이해찬이었다”고 적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이밖에 유 이사장은 김부겸 현 민주당 의원, 신계륜 전 의원 등의 이름과 행적도 진술서에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심 의원이 앞서 ‘유 이사장의 진술서’라며 밝힌 내용과 상당부분 일치하는 대목이다. 유 이사장은 해당 진술조서를 작성한 후 불기소로 풀려났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이에 대해 유 이사장은 현재까지 공식 견해를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노무현재단 임원급 관계자는 “유 이사장이 어제 학술회의 행사장에서 (해당 내용과 관련해) 기자들이 질문하면 답변한다고 했는데, 기자들이 질문을 안 해서 입장 표명이 없던 것으로 안다”며 “현재까지 해당 사안과 관련한 공식 입장 표명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