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文정부, 서민경제 위기 해결 못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드디어 입을 뗐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실정(失政)을 거듭한다는 일각의 비판에도 침묵하던 유 이사장이었다. 그러던 유 이사장이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周忌)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문 정부의 경제‧대북정책이 “고비에 서 있다”고 비판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문재인 정부 평가’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민주주의 위기는 상당부분 해소됐다. 안정기에서 상승기로 접어들었다고 본다”면서도 “서민경제 위기는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으나 계속 해결해야 한다. 아직 해결 못했으나 계속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많은 국가가 양극화의 병을 앓고 있다.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참조하며 부작용을 점검해야 한다”면서 “‘포용성장’이든 어떤 이름이 됐든 집권여당이 끌고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서민경제의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일각의 비판에 동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이사장은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고비’ ‘갈림길’이라는 등 다소 부정적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지난 1년 반 동안 미사일 핵실험이 없었다는 것만으로도 훨씬 안정됐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한반도 평화는 갈림길에 와 있다. 구조적으로 해결됐다고 보기에는 고비가 아주 많이 남아 있다. 대북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 전, 갈림길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유 이사장은 끊임없이 제기되는 정계복귀설에 대해서도 분명히 선을 그었다. “내가 정말 정치를 할 거라면 지금처럼 안 한다”는 등 강력한 견해를 피력했다. 

유 이사장은 “TV에 나오는 정치인사들이 패널로 나와 하는 것도 정치이고, 내가 하는 것도 정치는 맞다”면서도 “나는 직업으로써 정치는 아예 떠났다. 한 ‘시민’으로서 정치를 하는 것이다. 유 아무개가 정치를 하고 안 하고로 말할 가치가 없다. 시민이자 지식과 정보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우리 국가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으로 투사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최근 정두언 전 의원이 ‘유 이사장은 틀림없이 다시 선거에 나올 거다. 그럼 알릴레오 같은 유튜브 방송을 너무 빨리 하면 안 됐다’고 했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내가 직업으로써 정치를 재개할 생각이 있었다면 이런 식으로 안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도 정치를 해본 사람이다. 정치지도자 참모도 했다. 내가 정치재개 의사가 있다면 절대 이런 식으로 안 할 것”이라며 “정 전 의원의 비평은 적합하나, 잘못 짚었다. 내가 정말 선거에 나갈 거라면 지금처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유 이사장은 아울러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유튜브 방송인 ‘홍카콜라TV’와 합동방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근 배현진 홍카콜라 제작‧총괄 담당자는 유 이사장의 ‘알릴레오’와 홍카콜라TV의 합동방송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아직 ‘해보자’는 수준의 합의만 했다”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 행사가 끝나면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대화의 힘을 믿는다. 평소 이견이 큰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 합의가 충분치 않더라도 상대방에 대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이해만 할 수 있어도 생산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요즘 (우‧좌파 진영의) 그런 대화가 잘 안 이뤄지고 있다. 한 번으로 부족하면 두 번, 세 번도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한편 노무현재단은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노무현시민센터(가칭)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위치는 서울 종로구 원서동으로, 약 1772㎡(536평) 규모다. 총 사업비는 380억원으로 국고보조금 115억원과 재단후원적립금 165억원, 시민모금액 100억원으로 조성한다. 국고보조금의 경우 전직 대통령 예우 기념사업 일환으로 2014년 국무회의를 통과해 조달받았다. 시민모금액 100억원은 지난 15일부터 내년 3월31일까지 1년간 캠페인을 통해 조성한다. 

이밖에도 ▲노무현재단-김대중도서관 공동 학술회의 ▲추도식 ▲추모사진전 ▲서울 광화문, 광주 5.18민주광장, 부산 시민공원, 대전 서대전공원에서 시민문화제 등을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