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위원장 49명 집단회견… "지도부 자진사퇴 안하면 전당대회 소집해 실력행사"
  • ▲ 바른미래당 현직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현 지도부의 조건없는 총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정상윤 기자
    ▲ 바른미래당 현직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현 지도부의 조건없는 총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정상윤 기자
    바른미래당 원외 지역위원장 49명이 손학규 대표·김관영 원내대표 등 현 지도부의 무능과 위선을 비판하며 조건 없는 총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패스스트랙 처리 과정에서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당론에 이르지 못한 의총 결과를 당론인 것처럼 호도했고, 사·보임 않겠다는 약속마저 하루 만에 번복했다"며 "위선과 독재로 당의 분열과 해체에 앞장서고 있는 두 대표는 국민과 당원 앞에 부끄럽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이들은 "수명을 다한 지도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총사퇴뿐이며, 지도부 총사퇴 후 일정기간 동안 당을 안정시키기 위해 한시적 비대위 체제를 가동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비대위가 역할을 마치면 창당정신에 입각해 안철수·유승민 공동체제를 출범시키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원외 지역위원장 49명 회견 "무조건 사퇴" 요구

    바른미래당 원외위원장 전체 81명의 60.4%에 해당하는 49명의 위원장들이 공개적으로 현 지도부의 사퇴와 비대위 전환, 나아가 당의 공동 창업주인 안·유체제가 당의 전면에 나서야 당에 희망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49명을 제외한 32명 중 약 10명은 현 지도부에 문제가 있다는 뜻은 같이하지만, 이들과 함께 '사퇴 연판장'을 돌리는 것에는 난색을 표했다. 나머지 20여 명은 현 당직자로 손·김체제를 유지하기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서울구로갑 지역위원장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절대다수의 현직 지역위원장이 현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전 대표의 정계복귀와 관련해 그는 "연구활동으로 성찰의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이 당내문제에 일일이 관여하지 않는 것이 상식일 것"이라며 "현재 안 전 대표를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표당원 3분의 1이 전당대회 소집을 요구하면 당 대표는 의무적으로 전당대회를 소집해야 한다. 이들은 현 지도부가 자진사퇴하지 않을 경우 뜻을 모아 지도부 퇴진을 위한 실질적인 실력행사에 나설 수 있다.

    이들의 회견 직후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원외 지역위원장 81명 중 49명이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다는 것은 임시 전당대회에서 지도부 불신임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원외 49명에 원내 지역위원장까지 포함하면 과반을 훨씬 넘는다"고 추산했다.

    하 의원은 "임시 전당대회를 소집할 수 있는 대표당원은 지역위원장이 추천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지역위원장 3분의 1 이상이 모이면 지도부 불신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 대표와 저를 포함한 당 지도부가 이러한 의미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지도부가 함께 사퇴할 수 있는 결단이 빨리 이뤄지길 다시 촉구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손학규 빼고 '孫 퇴진' 논의

    현재 바른미래당은 파탄지경이다. 지난 22일과 23일에는 손 대표를 제외한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만나 손 대표의 퇴진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6월 퇴진'이냐, '즉각 퇴진'이냐를 놓고 이견이 있었지만 '사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25일 김삼화 의원이 수석대변인직을 사퇴했고, 26일 오전 김수민 의원도 현 지도부에 반기를 들고 원내대변인직을 사퇴했다. 전체 28명의 의원 중 당 활동을 하지 않는 4명을 제외한 24명 중 13명의 의원이 현 지도부를 규탄하기 위한 의총 소집요구서에 서명했다.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사실상 코너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