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준 측 "MB공판 불출석"… 재판부, 지난 공판서 강제구인 입장 밝혀
  • ▲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뉴시스
    ▲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뉴시스
    '이명박(MB) 전 대통령 집사'로 알려진 김백준(79)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23일 자신의 항소심 1차 공판에 건강 악화를 이유로 불출석했다. 김 전 기획관이 이날 불출석하면서 24일 오후 예정된 이 전 대통령 항소심 증인신문에도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부가 뇌물 등 혐의에 대한 핵심 증인인 김 전 기획관을 강제구인할 지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3부(배준현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10시 뇌물 방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전 기획관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당초 첫 공판은 지난 3월 19일이었으나, 김 전 기획관의 건강 악화를 이유로 한 차례 연기했다. 지난 22일 입원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기획관은 이날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건강 악화로 불출석"… 재판부, 공판기일 5월 21일로 연기 

    김 전 기획관 변호인 측은 "어제(22일) 저녁 김 전 기획관 아들에게 건강 문제로 출석이 불투명할 것 같다는 전화를 갑자기 받았다"며 "김 전 기획관은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요양 중이던 거제도 지인의 집에서) 서울에 올라왔으나, 재판 앞두고 심신이 불안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기획관의 큰아들 김모 씨는 "이번주 재판이 연속으로 잡혀 있어 주말에 와서 준비했다"면서도 "노환인 데다 심리적 압박과 어지러움도 심해 어제 서울 모 병원에 입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신적·체력적으로 기력 회복한 후에 건강한 모습으로 법정에 나올 수 있도록 한 달 정도 시간을 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 측 의견을 받아들여 다음 공판 기일을 5월 21일 오전 11시 30분으로 연기했다.

    김 전 기획관이 자신의 공판에 나오지 않으면서 뇌물 혐의 등과 관련된 이 전 대통령의 24일 공판 증인신문에도 불출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전 기획관 변호인 측은 재판 참석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내일 재판에도 참석이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MB뇌물죄' 핵심증인…항소심 증인신문 모두 불출석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 뇌물 혐의 중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상납,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등과 연관돼 있는 핵심 증인이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부가 김 전 기획관에 대한 강제구인을 할지 주목된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8일 김 전 기획관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나오지 않으면 강제구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이를 위해 같은날 서울고법 홈페이지에 김 전 기획관 이름, 증인신문 일정을 게재하기도 했다. 김 전 기획관은 지난 1월부터 네차례의 항소심 증인신문에 모두 불출석했다.

    한편 김 전 기획관은 김성호·원세훈 전 국정원장 시절 각각 2억원씩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방조)를 받는다. 1심 재판부는 국정원 특활비를 뇌물로 볼 수 없다며 뇌물 방조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