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버티기 위한 경제지원 요청이 목적" 분석… "러와 손잡고 美 압박" 시각도
  • ▲ 남북정상회담, 중북정상회담에 이어 미북정상회담이 결정된 뒤 러시아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북한에 보냈다. 지난해 6월 초 김정은과 만나는 세리게이 라브로프 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남북정상회담, 중북정상회담에 이어 미북정상회담이 결정된 뒤 러시아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북한에 보냈다. 지난해 6월 초 김정은과 만나는 세리게이 라브로프 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과 러시아 언론이 김정은의 방러 일정에 관한 예측보도를 내놓았다. 속도를 제대로 낼 수 없는 북한의 철도사정을 고려할 때 평양에서 떠나는 시간은 늦어도 23일 오후, 러·북 정상회담이 실제로 열리는 날은 25일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과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 림천일 외무성 부상 등이 최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열차역, 루스키섬에 있는 극동연방대학 등을 점검한 것이 언론들의 예측 근거다. 김 부장은 싱가포르와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 당시에도 먼저 현장을 찾아 점검한 적이 있다.

    러시아 언론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5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가는 길에 블라디보스토크에 먼저 들러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러·북 정상회담 날짜는 늦어도 25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언론은 김정은이 평양에서 684km 떨어진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전용열차로 이동한다고 할 때 23일에는 출발해야 푸틴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보도를 종합하면, 김정은은 23일 저녁 평양에서 전용열차 편으로 블라디보스토크로 출발, 24일 도착한 뒤 푸틴 대통령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그리고 25일 단독정상회담과 확대정상회담을 갖는다. 회담 장소는 극동연방대학이 유력하다.

    일본 '교도통신'은 22일 “김정은이 이번 방러 기간에 주요 시설을 둘러볼 가능성이 있다”는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오페라나 발레 공연을 하는 마린스키 극장 연해주분관, 프리모스키 아쿠아리움, 러시아 해군 태평양함대사령부 등이 김정은의 시찰 후보지로 거론된다.

    러시아 정부는 ‘보안’을 이유로 김정은의 방러 시간·장소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김정은의 방러 목적에 대해서는 러시아와 북한 모두 침묵했다.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제재를 견디기 위해 경제적 지원을 얻으려 러시아로 가는 것"이라는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태 전 공사는 "최근 북한의 경제사정이 매우 안 좋다"는 내부 소식을 전하면서 경제적 지원을 얻고자 푸틴을 만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경제지원을 얻기 위한 방러"라고 풀이했다. 반면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교착상태에 빠진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타개하고, 미국 측을 더욱 압박하기 위해 러시아와 친밀한 모습을 보이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